▲ 이성영 SK텔레콤 중부마케팅본부장 |
OS란 운영체제 혹은 운영체계로 번역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의 약자인데, 컴퓨터 혹은 휴대폰과 사람 사이의 통역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라고 이해하면 쉬울 듯 하다. PC로 따지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와 애플의 맥,그리고 리눅스 등이 대표적인 OS이다. 휴대폰이 PC 수준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OS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OS의 주도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거 PC의 사례에서 보고자 한다.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전세계 PC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조짐을 보이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당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애플사를 이기기 위해 게임의 룰을 바꾸는 전략을 구사한다. 자사의 OS와 컴퓨터의 일체형인 매킨토시 컴퓨터만 고집하던 애플사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라이선싱(일정 금액을 받고 계약 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권리 부여) 방식을 통해 자사의 OS인 윈도즈를 컴퓨터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토록 한 것이다. 이 전략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OS는 물론 전체 PC 시장을 주도하면서 거대한 컴퓨터 왕국을 건설할 수 있게 되었고, 반면 애플사는 오랜 기간 침체의 나락에 떨어지게 된다.
모바일 OS 시장도 총성은 없지만 이미 전쟁과 같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이동전화 시장의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키아의 심비안, 애플의 아이폰 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림의 블랙베리, MS의 윈도 폰, 그리고 최근 삼성전자, SK 텔레콤 등 국내 대표적인 IT 기업들이 참여한 리모가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은 어플리케이션의 종류와 활용 가능성이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OS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의 프로그래밍과 구동 방법이 달라지는데, 결국 단일 OS로 가능한 한 많은 어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래머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방법이 된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은 수많은 다운로더로 연결되고 이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개인과 기업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업체, 어플리케이션 공급자가 포함된 모바일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웹 2.0에서 보았듯 미래의 패러다임은 축적과 공유, 그리고 확산의 개방성을 요구한다. 그런데 모바일 OS대전에서 우리는 향후 그 결과가 아주 궁금한 서로 다른 전략의 충돌을 보고 있다. 제한적 폐쇄성을 가진 아이폰 OS와 완전 개방형인 안드로이드의 대결이 그 것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과 앱 스토어, 아이툰스 그리고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은 자사만이 통제하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일부 오픈된 상태이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진정한 개방형 오프소스 OS로서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며, 수많은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이 활용할 수 있다.
아이팟터치에서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까지 단일 OS를 사용하여 거대한 사용자군을 형성하고 있는 애플이 OS 대전(大戰)에서 앞서 가고 있는 듯 싶지만, 안드로이드 단말의 종류가 확대되고 어플리케이션이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주도권의 변화가 예측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과거 PC 대전에서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장을 내어 주었던 애플이 모바일 OS 대전에서도 개방성을 내세운 구글에 추격을 허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와 더불어 국내 IT 부흥의 기치를 내건 완전개방형 OS인 리모가 글로벌 OS 경쟁에서 얼마나 선전할 지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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