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갑]세계인, 또 하나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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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갑]세계인, 또 하나의 우리

[월요아침]김홍갑 대전시장 권한대행

  • 승인 2010-05-16 23:00
  • 신문게재 2010-05-17 20면
  • 김홍갑 대전시장 권한대행김홍갑 대전시장 권한대행
얼마 전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한 광고카피가 눈에 들어왔다.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가진 두 손을 꼭 맞잡고 하나 됨을 강조하는 '다문화사회' 홍보 광고다. 광고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이런 광고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다문화 코드가 우리 일상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 김홍갑 대전시장 권한대행
▲ 김홍갑 대전시장 권한대행
외국인 주민의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AP뉴스는 올해 미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중 백인의 비율이 50%이하로 떨어질 것이라 보도했다. 3월 10일 발표된 뉴햄프셔대학 케네스 존슨 교수의 보고서를 인용해 2008년 48%였던 소수인종 신생아 비율이 올해는 5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추세라면 미국의 소수인종과 다수인종이 서로 역전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제 5월은 단순히 '가정의 달'로 기억되는 것에서 나아가 '다문화 가족'의 달임과 동시에 '세계인의 달'이다. 법무부가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서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정한 지 올해로 3회 째. 우리 대전시에서도 지난해 5월 24일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제1회 외국인 어울림 한마당 축제를 개최하여 1000여명에 가까운 대전 거주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존재를 느끼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한 바 있다. 전국 최초로 유학생의 날(11월 27일)을 선포하고 기념식과 대전탐방, 문화체험 등을 통해 대전생활의 이해를 높이고, 타국생활을 위로한 바 있다.

유학생의 날에 참석했던 방샤샤(중국ㆍ충남대 무용학과)학생은 “유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서 좋았고 중국에 돌아가서도 대전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얼마 전 대전시가 위탁 운영하는 국제교류센터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해 1월께 서투른 한국말로 센터의 초급 한국어교실에 처음으로 수강하게 된 유서민(중국ㆍ결혼이민자)씨. 한국어교육 중급과정은 물론 한국역사 문화교육, 결혼이주여성 원어민 강사양성 과정을 수강한 뒤 어엿한 원어민 강사가 된 것이다. 이제 수줍었던 옛 모습은 간데없고 자신있고 당당한 대전의 시민으로서 본인과 같은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희망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국제도시로서의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위해 올 3월 '대전시 국제도시화 정책방안 및 국제화 존 조성 용역'(KAIST 미래도시연구소)을 추진해 13개 추진전략과 75개 세부추진과제를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금년에 추진할 외국인 정책과제로는 유학생 대전체험 프로그램 등 55개 사업을 선정해 다양한 문화가 융합하는 창조적 도시 대전건설을 구체화 하고, 외국인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및 이주근로자 등 다양한 목적의 거주외국인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외국인이 행복한 '글로벌 시티-대전'을 만드는 일련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 주민의 거주생활성 향상, 도시매력성 증진, 문화적 다양성 존중이라는 밑바탕 위에 선행되어야 할 우리의 의식이다. 외국인주민을 흡수·동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대등한 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곧,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하는 '톨레랑스(tolerance)'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다문화는 여러 민족과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같이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말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은혜를 베푸는 관점하고는 다르다. 우월자적 입장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가며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다.

세계는 꿈틀거리며 계속해서 성장하는 유기체처럼 사회적 가치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합의하는 과정 끝에 진보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문화 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고 잘 소화 흡수해 내면화하는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은 무엇인지, 우리가 새롭게 정립해나가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진지하고도 활발한 논의 속에서 인종과 민족과 국적을 초월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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