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춘당 지킴이 이규희(71·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는 “대전이 60년 된 이름이라면 회덕은 1000년을 이어온 소중한 지명”이라며 “덕을 품은 곳이라는 좋은 뜻을 가진 회덕을 버리고 대전 동춘당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또 주부 고명선(47·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도 “송촌동에 살면서 내가 살고 있는 대덕구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데 조선중기 이래 학문과 사상의 중심지였던 회덕의 이름을 되찾아야하는 상황에서 버젓이 있는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바꾸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흥분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이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변경하기 앞서 대전시에 의견을 물었는데 여기에 시가 동의한 것으로 전해져 주민들의 반발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문화재 담당자는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해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지역명을 앞에 넣는다는 취지였으며 대덕구와 송씨종중에서도 동의해 이견을 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문화재 이름 앞에 지역명을 넣어 일반인들이 찾기 쉽도록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수덕사가 예산 수덕사가 되고 마곡사가 공주 마곡사가 되는 것과 회덕 동춘당이 대전 동춘당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대전이란 지명이 꼭 필요하다면 ‘대전 회덕 동춘당’으로 변경하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지역학자들과 대덕학 운동을 통해 회덕의 역사를 공부하는 대덕구 주민들을 주축으로 문화재청에 대전동춘당 대신 ‘대전 회덕 동춘당’으로 변경해 달라는 이의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임연희 기자 lyh305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