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연희 인터넷방송국 |
소박하고 단아한 동춘당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관리사와 화장실, 시멘트처럼 딱딱한 경화토 산책로, 고목들이 사라진 것 등이 눈에 거슬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동춘당이 이제 '회덕 동춘당'이란 이름까지 잃게 됐다. 문화재청이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151건에 대해 국민들이 알기 쉽도록 이름 앞에 지역명을 넣기로 함에 따라 '회덕'이란 지명이 없다보니 '대전 동춘당'으로 변경된다. 이에 대해 지역 학자들과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외지인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회덕(懷德)은 말 그대로 덕을 품은 곳이라는 뜻으로 고려 태조의 행정개편 때 회덕군(懷德郡)이 되었으니 1000년을 넘게 이어온 이름이다. 회덕이 대덕으로 바뀐 것은 1936년으로 일제의 행정구역개편 때 대전의 '대'자와 회덕의 '덕'자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천년고을 회덕이 선비의 고장으로 우리나라 학문의 중심가 된 것은 조선 중기로 동춘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 제월당 송규렴 등 정국을 쥐락펴락하던 대학자들이 이곳에서 학문을 논했다. 이들은 회덕향약이라는 향촌의 자치규약을 만들어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주민들에게 생활 속에서 예와 덕을 실천하도록 했으며 회덕향교에서 미래의 인재들을 길러냈다.
회덕고을의 학문 전통은 대덕구가 지난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며 대덕아카데미와 배달강좌를 통해 평생학습의 붐을 일으키면서 되살아났다. '대덕학 운동'을 통해 회덕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공부한 주민들은 일제가 붙인 대덕이란 이름 대신 회덕을 되찾자며 회덕구로의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덕 동춘당이 대전 동춘당으로 변경되게 생겼으니 주민들이 반발 할만도 하다. 회덕 동춘당이 대전에 있다는 것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서는 대전을 넣어도 무방하지만 회덕을 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신 '대전 회덕 동춘당'으로 하자는 것이다.
주민들은 회덕 동춘당을 지키자는 서명운동과 함께 곧 문화재청에 이의신청도 할 예정이다. 대전시와 대덕구, 송씨문중에서도 못 지킨 '회덕 동춘당'을 주민과 학자들이 지키겠다는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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