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회덕 동춘당은 대전 동춘당으로, 수덕사 대웅전은 예산 수덕사 대웅전으로, 마곡사 대웅보전은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으로, 계룡산 중악단은 공주 계룡산 중악단으로 변경된다.
문화재 명칭 전면에 현재의 지명을 붙임으로써 문화재의 위치나 소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학자들은 수덕사 대웅전이 예산 수덕사 대웅전으로 바뀌는 것과 회덕 동춘당이 대전 동춘당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원래 명칭으로 둘 것을 주장했다.
지난해 '천년고을 회덕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한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회덕이란 이름은 논어 속에 나오는 '대인은 가슴에 덕을 품고 소인은 가슴에 고향을 품는다(大人懷德 小人懷土)에서 인용한 것으로 회덕(懷德)은 덕을 품은 곳이며 덕을 품은 대인이 나오기를 염원하는 이름”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고려 태조 때부터 사용되어온 회덕이란 지명은 1000여년의 역사적 숨결이 살아있는 대전의 발원지이자 뿌리”라면서 “이런 이유로 회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동춘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 같은 대학자를 배출한 예학과 선비의 고장”이라고 덧붙였다.
동춘과 우암 선생이 학문을 논한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송 교수는 “지역학 운동에 불을 지핀 대덕구가 일제가 붙인 대덕의 지명을 회덕으로 바꾸는 논의를 하고 있는 마당에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변경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역설했다.
또 한기범 한남대 교수도 “대덕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회덕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자는 대덕학운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회덕의 지명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대전동춘당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회덕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김영철씨는 “명칭변경과 관련해 오는 26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있으니 객관적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이메일(cheolin@ocp.go.kr)과 서신 등으로 접수하면 문화재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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