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덕동춘당 명칭 바꿀 수 없다”

  • 사회/교육
  • 미담

“회덕동춘당 명칭 바꿀 수 없다”

문화재청 '대전 동춘당' 변경에 지역학자 발끈 “고려 태조부터 '회덕' 사용 천년역사 지켜야”

  • 승인 2010-05-11 23:00
  • 신문게재 2010-05-12 7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문화재청이 보물 209호 '회덕 동춘당<사진>'의 명칭을 '대전 동춘당'으로 바꾸기로 한데 대해 지역 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지정명칭의 명명 방식이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며 왜곡되고 통일된 기준이 없어 혼란스러웠던 것을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일제 정비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27일 국보·보물 건조물문화재 701건 중 목조문화재 151건의 명칭을 전면 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덕 동춘당은 대전 동춘당으로, 수덕사 대웅전은 예산 수덕사 대웅전으로, 마곡사 대웅보전은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으로, 계룡산 중악단은 공주 계룡산 중악단으로 변경된다.

문화재 명칭 전면에 현재의 지명을 붙임으로써 문화재의 위치나 소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 학자들은 수덕사 대웅전이 예산 수덕사 대웅전으로 바뀌는 것과 회덕 동춘당이 대전 동춘당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원래 명칭으로 둘 것을 주장했다.

지난해 '천년고을 회덕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한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회덕이란 이름은 논어 속에 나오는 '대인은 가슴에 덕을 품고 소인은 가슴에 고향을 품는다(大人懷德 小人懷土)에서 인용한 것으로 회덕(懷德)은 덕을 품은 곳이며 덕을 품은 대인이 나오기를 염원하는 이름”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고려 태조 때부터 사용되어온 회덕이란 지명은 1000여년의 역사적 숨결이 살아있는 대전의 발원지이자 뿌리”라면서 “이런 이유로 회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으며 동춘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 같은 대학자를 배출한 예학과 선비의 고장”이라고 덧붙였다.

동춘과 우암 선생이 학문을 논한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송 교수는 “지역학 운동에 불을 지핀 대덕구가 일제가 붙인 대덕의 지명을 회덕으로 바꾸는 논의를 하고 있는 마당에 회덕 동춘당을 대전 동춘당으로 변경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역설했다.

또 한기범 한남대 교수도 “대덕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회덕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리자는 대덕학운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회덕의 지명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높은데 대전동춘당이라니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회덕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 김영철씨는 “명칭변경과 관련해 오는 26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있으니 객관적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이메일(cheolin@ocp.go.kr)과 서신 등으로 접수하면 문화재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연희 기자 lyh305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성일이 만난 사람]정상신 대전성모여고 총동문회장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