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들 사이에서도 10번 시도하면 한번 성공한다고 할 정도로 행운이 뒤따라야 한다. 이런 가창오리의 군무를 찍으려고 김 작가는 10여년 가까이 그들을 따라다녔다. 이젠 웬만한 전문가보다도 가창오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김 작가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수백장의 사진 중 21점만을 엄선했다.
김 작가는 “가창오리는 떼를 지어 군락을 이루고 그 안에서 독립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통일성을 이룬다”며 “카메라 담는 것은 생태 사진의 기록적인 고정관념의 틀을 넘어, 같이 날고 싶은 이상의 실현이 담겼다”고 말했다.
사진 속에 담긴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는 일사불란하게 창공을 선회하며 갖가지 형상으로 변하는 모습에서 환상감과 신비감마저 전해온다.
작가는 눈으로만 보이는 단순한 생태사진이 아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들과의 교감을 통해 같이 비상하고 푼 이상을 품어본다.
홍순태 신구대학교 사진학과 명예교수는 “지구촌의 생태계가 파괴돼 위협을 받는 현시점에서 ‘꿈을 꾸는 비상’은 생태 사진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새로운 의식이 담긴 창작품으로 폭을 넓혀 우리의 의식의 심층까지 침윤시킨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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