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대전 동구 가오동 자택에서 만난 이원재(33·ING생명보험 FC)-이인실(32)씨 부부는 6개월된 아이를 꼭 안은 채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3월 17일, 정음이를 딸로 맞은 이 날을 이씨 부부는 잊지 못하고 있다. 입양을 결심하고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당시 4개월 된 정음를 처음 만나는 순간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에 집에 돌아오는 내내 품에서 뗄 수 없었다고 한다.
부인 이인실씨는 “포대기에 포근히 잠든 정음이를 봤을 때 소중한 가족이 하나 더 생겼다는 생각에 아이가 무척 사랑스러웠다”며 “정음이는 옹알옹알 입 모양에 가족들 모두 웃음 짓게 하는 우리집의 보배가 됐다”고 말했다. 정음이를 이씨 부부보다 반긴 것은 아들 정찬(5)군이었다.
이씨 부부는 어린 아들이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동생에게 동화책도 읽어주는 듬직한 오빠가 됐다고 대견스러워 했다.
이씨 부부가 다섯 살 아들을 두고도 새롭게 아이를 입양한 데는 아내 이씨의 어려웠던 출산 경험과 아이를 더 키우고 싶어하는 모성애가 있었다. 아들을 낳고 어렵게 건강을 회복한 이씨는 남편과 1년 동안 고민한 끝에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물론, 입양하기 전에는 두 아이를 똑같이 사랑할 수 있을지, 정음이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막상 가족이 되고 보니 전에 고민했던 편견은 끼어들 틈이 없었단다.
남편 이원재씨는 “정찬이나 정음이 모두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에 둘 사이 차별은 없습니다. 정음이가 자라 입양 사실을 알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게 소망입니다”라고 말했다.
아파트단지에서 이씨 가족의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이웃이 갑자기 나타난 아이를 오해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이들도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 부부는 “아이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결심만 선다면 입양 아이를 만나는 순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입양을 고민하는 부부에게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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