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변에 방역초소가 둘러쳐지고 소독 차량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마을에는 긴장감마저 흘렀다.
이모(56·대평리)씨는 “예년 같으면 올해 농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상의하곤 했었는데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왕래가 줄었다”며 “만남을 자제하라고 해서 각자 제 할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청양군을 드나드는 대부분의 교통로에는 이중삼중의 방역초소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의 마음에도 거리감이 생겼다.
청양을 지나는 외부인들도 당초 구제역의 타 지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는 차량에 집중적으로 실시하던 방역활동은 양방향 소독으로 확대되면서 수차례 소독약을 뒤집어 쓰는 불편을 겪어야했다.
하지만 늘어난 방역 초소 개수가 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 주지는 못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연구소와 농가 모두 평소 소독활동을 열심히 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기 때문이다.
김모(50·역촌리)씨는 “연구소는 말할 것도 없고 2차 구제역 발생한 농가도 농장 주인이 수정사로 일해 소독은 철저히 했던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하니 믿기조차 힘들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인근 지역 주민들은 구제역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싸여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일부 주민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직접 축사 주변 도로에 석회가루 등 소독약을 직접 살포하며 피해 예방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실제 자식처럼 키우던 소를 살처분한 농가의 표정은 참담했다. 텅 빈 축사는 주인의 헛헛한 마음을 대변했다. 지난 8일 소 36마리를 살처분한 김모(적곡리)씨는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있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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