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당당하지 않은 업무추진비?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김민영]당당하지 않은 업무추진비?

  • 승인 2010-05-09 23:00
  • 신문게재 2010-05-10 7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사회 곳곳이 오래된 관행·비리와 전쟁 중이다. 교육계의 오랜 관행이었던 '장천오감(교장 1000만원, 교감 500만원)'을 비롯한 '스폰서 검사', 공무원 상납 관행 등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

▲ 김민영 사건.법조팀
▲ 김민영 사건.법조팀
사회 전반이 관례적으로 해오던 행위들을 철폐하고 그릇된 관행을 고치려는 자정 노력도 일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건강관리협회의 현직 고위 공무원 간부위촉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다. 정부 위탁기관이었던 1965년부터 행해왔던 관행은 수익창출기관으로 단체의 성격이 바뀌었어도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당사자인 고위 공무원들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스스로의 위안을 찾았다.

하지만 위촉 근거도 없고 지원 이유도 없는 업무추진비에 대해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까?

1년에 2차례 실시하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명목으로 매달 일정금액의 업무추진비를 받는 것은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건협은 비영리 법인으로 저소득층 건강검진과 금연사업 등 각종 공익 활동을 하고 있고, 저렴한 검진비용으로 서민들에게 필요한 의료기관이다. 문제는 이 단체가 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건협의 불법적인 마케팅 방식에 대해 지역의 건강검진 기관들의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매번 불법이 되풀이 되면서 검진 기관들 사이에서는 고위 공무원이 간부로 있어 불법을 봐준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높았다.

일부 검진 기관들은 자신들도 건협과 같은 혜택만 받을 수 있다면 비영리법인인만큼 자체 정관에 현직 고위 공무원을 위촉하고 업무추진비를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다. 고위 공무원들이 이름만 빌려준다면 '무엇인가 믿는 구석이 있는' 저돌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건협의 지부장으로 위촉돼 있는 김홍갑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 있는만큼 지부장으로서 이사회 의장역할과 예산지원의 내용을 감시하는 등 역할에 대한 적절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지자체가 사업을 지원하는 단체라면 감시를 위해서라도 기관 간부를 공무원으로 위촉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현직 공무원들은 공연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

잘못된 관행이었다면 고리를 끊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현직 공무원의 간부위촉을 거부하고 업무 추진비를 반납하는 용기있는 자세를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