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선 충청지방통계청장 |
대전지역의 경우 청소년 비만율이 2008년에 8.9%(충북 8.7%, 충남 9.4%)로 나타났는데 전국 비만율 평균인 8.1%보다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더 높게 나타났다. 비만은 단지 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절염, 고혈압, 심장병 등과 같은 성인병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사회가 의식주를 해결하기도 급급하던 시절엔 배 둘레는 인격과 비례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유행처럼 돌았었고 통통한 체형이 미와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져 관대한 대접을 받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 환경이 변화되면서 비만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취급받는 시대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되고 우리나라에도 관련기관들이 생겨나고 비만의 날이 만들어지는 등 사회를 위협하는 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얼마전 모 TV 방송국에서 고도비만인 일반인들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3개월 동안 열심히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파이널 다이어트 킹을 선발하는 꽤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100kg을 넘는 참가자들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30kg 이상 감량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뤄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며 본인, 가족모두가 감격해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공감 한 바 있다. 늦은감이 있지만 공신력 있는 지상파 방송에서 비만관리 프로그램 방영으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대기업인 포스코도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해 온 비만관리프로그램을 확대해 직원의 건강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비만이 '녹색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자 임직원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건강한 직장 만들기'의 일환으로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의무화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청소년들의 겉모습이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 과열된 입시경쟁으로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과다한 영양섭취, 줄어든 운동량, 시간에 쫓기는 생활로 인한 결식과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등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이 청소년들을 비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통계 수치도 우리 충청지역 청소년들 역시 2007년에 비해 2008년도의 비만율이 최소 0.6%P이상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청소년의 비만은 성인비만보다 더 위험하다. 성인비만은 지방세포수는 정상으로 유지하면서 세포크기가 커지는데 반해 청소년 비만은 지방세포수도 늘어나고 크기도 비대해진다. 커진 지방세포는 체중조절로 줄일 수 있지만 수가 많아지면 살을 빼도 줄이기 어렵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재발위험이 높으며 특히 어린이 비만자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다행인 것은 비만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패스트푸드 섭취율과 아침 결식률이 2007년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충북지역의 경우 2008년 주5일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평균인 25.8%보다 1.2%p나 높은 27.0%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전국평균인 56.1%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 지속적인 관심과 홍보가 필요할 듯하다.
비만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생활문제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요하는 만성질환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청소년의 비만예방에 온 국민의 적극적 관심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된다. 청소년 건강이 진정한 국가 경쟁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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