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사육이 구제역 '화근'... 농장개선 등 근본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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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사육이 구제역 '화근'... 농장개선 등 근본대책 시급

사육환경 열악해 면역력 줄고 질병 취약… 항생제 과다도 한몫

  • 승인 2010-05-05 23:00
  • 신문게재 2010-05-06 1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발병 원인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밀집 사육 등 폐쇄적인 가축 사육환경도 구제역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축 사육량 증가로 비위생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가축의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2001년 19만 9737 마리이던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 해말까지 35만 768(43%)마리로 늘었다. 돼지 사육마릿수도 141만마리에서 187만마리로 늘었다.

가축 사육마릿수는 증가한 반면 사육농가의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1년 한·육우를 사육하던 농가는 2만 9014가구에서 지난 해는 2만 2354가구로 줄었고 돼지 사육농가도 3408가구에서 1315가구로 크게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100마리 이상 사육하는 기업농 형태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우의 경우 전체 사육마릿수에서 100두 이상 사육농가의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5년 11%이던 것이 2009년에는 21%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대규모 농장의 증가로 가축들이 비좁은 공간에 격리된 채 사육되는 경우가 많아 가축의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병원체가 개체를 옮겨다니면서 다양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우수 품종 생산을 위해 발육이 빠르고 육질이 좋은 품종만 선택해 사육하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어 병원체에 지속적으로 취약해지는 결과도 낳고 있다.

 특히 소득 증대를 위해 단기간 생장 촉진을 위해 항생제와 항균제 등 각종 호르몬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점도 항생·항균제에 대한 병원체의 내성을 키워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07년부터 적정 사육두수 기준을 제시하고 항생제 사용 자제를 권유하는 등 친환경 축산경영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고 지원도 미미해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종수 충남대 교수는 “매번 피해가 발생한 뒤 막대한 예산을 피해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식의 대처”라며 “가축이 각종 질병에 저항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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