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기회주의가 성공할 확률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종찬]기회주의가 성공할 확률은?

[시론]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0-05-05 23:00
  • 신문게재 2010-05-06 21면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왔다.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장과 의원에 도전한 6.2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각 정당의 공천 심사도 마무리돼 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출마자 가운데는 이 당 저 당, 당을 바꾸어가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는 출마자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언론에서는 철새라고 부르고 있다.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경제학적 용어로는 기회주의적 행동(Opportunistic Behavior)이라고 부른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확고한 원칙적 입장을 지니지 못하고 상황이나 세력관계에 따라 동요하는 무원칙적(無原則的)인 행동이나 그와같은 사상적 조류”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회주의적 행동이 늘어나게 되고 구성원 사이에 서로 믿지 못하는 현상이 심하게 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기회주의적 행동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그럼 이러한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는 사람의 성공확률은 일반인보다 높을까? 만약 이러한 기회주의적 행동이 일관성 있는 행동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점점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는 쪽으로 쏠리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회주의자가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이러한 기회주의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이론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와 역사는 호의적이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기회주의적이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생활을 하고 있고, 절개를 지킨 논개, 사육신을 칭송하고 있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기회주의자의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즉, 기회주의는 주류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경영에서 성공한 경영자에 대한 필자의 관찰과도 일치한다. 필자 주변에서 크게 성공한 중소기업인은 공통으로 산업주기상 성장 업종을 선택해서 어려움과 굴곡이 있더라도 10년 정도 한 눈 팔지 않고 성실하게 한우물을 판 사람들이다. 반면에 성장업종을 선택해서 조금 해보다가 다른 사업이 조금 나을 것 같으면 그쪽으로 기웃거리다가 조금 해보고 안되면 다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떠돌이 형 사업가는 한두 번은 성공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망하는 것을 보게 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개미투자자의 대부분은 사고팔고를 수시로 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집에 앉아서 컴퓨터로 사고파는 것이 가능해진 요즈음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더라는 투자자 부류도 탄생했다.

이론적으로 생각해보자. 종합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장이 아니고, 일정한 액수의 돈을 투자해 주식을 사고팔아서 성공할 확률이 80%라고 단순히 가정해 보자. 이런 확률이면 불확실성이 매우 큰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신에 가까운 예측력이다. 이 사람이 두 번 거래하면 성공확률은 0.8 곱하기 0.8은 0.64로 낮아지고, 세 번째는 0.512, 네 번째는 0.410으로 원금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궁극적으로는 0으로 수렴하게 된다. 즉, 확률이 100퍼센트가 아닌 이상 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횟수가 많은 기회주의적 투자자는 궁극적으로 깡통을 차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바로 기관투자가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가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관들은 기업에 대한 탐방과 분석을 통해서 성장업종과 기업을 선정하고 장기간 투자한다. 성장업종에 속하는 망하지 않을 회사 주식을 사서 5년이고 10년이고 갖고 있으면 궁극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생각해보자. 10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지금까지 갖고 있다면 수익률이 얼마이겠는가? 그러나 일반 주식투자자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10년 이상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 기회주의적 매매행태로 조금 남으면 팔고 다른 종목을 사고하여 10년 후인 지금 빈털터리가 된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 망하지 않을 회사는 어떻게 판별하는가? 10년 이상 살아남으려면 회사 대표가 매우 윤리적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10년 이상 기업이 생존하려면 아무리 성장업종이라 하더라도 대표가 경영능력과 함께 윤리적인 기준이 높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인물을 고르는 기준이 서게 된다. 성장할 인물, 윤리적인 기준이 높은 후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회주의자가 아닌 인물, 이런 인물을 뽑아야 지역의 성공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