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그럼 이러한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는 사람의 성공확률은 일반인보다 높을까? 만약 이러한 기회주의적 행동이 일관성 있는 행동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점점 기회주의적 행동을 하는 쪽으로 쏠리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회주의자가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이러한 기회주의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이론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와 역사는 호의적이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기회주의적이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생활을 하고 있고, 절개를 지킨 논개, 사육신을 칭송하고 있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기회주의자의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즉, 기회주의는 주류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경영에서 성공한 경영자에 대한 필자의 관찰과도 일치한다. 필자 주변에서 크게 성공한 중소기업인은 공통으로 산업주기상 성장 업종을 선택해서 어려움과 굴곡이 있더라도 10년 정도 한 눈 팔지 않고 성실하게 한우물을 판 사람들이다. 반면에 성장업종을 선택해서 조금 해보다가 다른 사업이 조금 나을 것 같으면 그쪽으로 기웃거리다가 조금 해보고 안되면 다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떠돌이 형 사업가는 한두 번은 성공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망하는 것을 보게 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개미투자자의 대부분은 사고팔고를 수시로 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집에 앉아서 컴퓨터로 사고파는 것이 가능해진 요즈음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고파는 데이트레이더라는 투자자 부류도 탄생했다.
이론적으로 생각해보자. 종합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장이 아니고, 일정한 액수의 돈을 투자해 주식을 사고팔아서 성공할 확률이 80%라고 단순히 가정해 보자. 이런 확률이면 불확실성이 매우 큰 주식시장에서는 거의 신에 가까운 예측력이다. 이 사람이 두 번 거래하면 성공확률은 0.8 곱하기 0.8은 0.64로 낮아지고, 세 번째는 0.512, 네 번째는 0.410으로 원금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궁극적으로는 0으로 수렴하게 된다. 즉, 확률이 100퍼센트가 아닌 이상 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횟수가 많은 기회주의적 투자자는 궁극적으로 깡통을 차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바로 기관투자가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가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기관들은 기업에 대한 탐방과 분석을 통해서 성장업종과 기업을 선정하고 장기간 투자한다. 성장업종에 속하는 망하지 않을 회사 주식을 사서 5년이고 10년이고 갖고 있으면 궁극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생각해보자. 10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지금까지 갖고 있다면 수익률이 얼마이겠는가? 그러나 일반 주식투자자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10년 이상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 기회주의적 매매행태로 조금 남으면 팔고 다른 종목을 사고하여 10년 후인 지금 빈털터리가 된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 망하지 않을 회사는 어떻게 판별하는가? 10년 이상 살아남으려면 회사 대표가 매우 윤리적인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10년 이상 기업이 생존하려면 아무리 성장업종이라 하더라도 대표가 경영능력과 함께 윤리적인 기준이 높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인물을 고르는 기준이 서게 된다. 성장할 인물, 윤리적인 기준이 높은 후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회주의자가 아닌 인물, 이런 인물을 뽑아야 지역의 성공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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