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창]생각의 차이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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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창]생각의 차이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 승인 2010-05-04 23:00
  • 신문게재 2010-05-05 10면
  • 박재홍 시인·갤러리 예향 관장박재홍 시인·갤러리 예향 관장
아버지가 아들에게 혹은 스승이 제자에게 무언가를 넘겨주는 행위는 꿈을 넘겨주는 행위 혹은 동경하는 세상에 대해 또 다른 미래를 전수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알테르나티브(altemative)'라 불리는 이 전수 행위는 투우 견습생이 황소를 쓰러뜨릴 수 있는 진짜 투우사가 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원형 투우장과 화려한 광채와 열광, 이글거리며 내뿜는 황소, 검은 황소의 털 위에 번들거리며 흘러내리는 붉은 피 '올레'를 외치는 관중, 날개처럼 퍼덕이는 관중들의 부채, 그리고 조명을 받으면서 가슴을 쭉 펴고 서 있는 투우사 이 모든 것에 대한 열정은 파블로 피카소의 아버지가 보여주었고 그러한 민족적 정서를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고 그것은 피카소의 위대한 회화의 일생에 가장 큰 유산이자 사랑이 되었다.

주말마다 유모차를 끌고 미술관을 찾는 부모의 심정이 그러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이가 무엇이 되길 바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수하고 싶은 바람이 깃든 발길일 것이다.

시립미술관 홈피에 가면 'FRA GILE'를 너무 보고 싶어 하던 10개월 된 아이의 엄마의 글이 있다. '생활 속에서 작품들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지만 문화생활에 대한 여유로움 때문에 너무 좋은 감정을 갖게 되었다는 내용과 전시실을 다 도는 동안 작품 설명에 대한 안내자나 안내는 없고 작품 때문에 연결된 콘센트들은 보기 싫게 엉켜 있고 어린 애들은 발에 걸릴 위험도 있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전시실 마다 돌아다니며 통화를 하고 여기 있어도 할 일이 없어 자다가 근무 하러 나왔는데 4시간 지났다 하는 통화를 우연히 듣고 황당해 하는 풍경과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런 부분이 약하지 하고 넘겼다는 내용과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라 마침 수유실이 있어 기저귀 상태를 보러 들어갔다가 대여용 유모차를 넣어둔 풍경과 어두워서 불을 켜니 수유실에서 누군가 자고 있는 풍경에 놀라 소리치고 나오는 정경 직원들을 위한 배려 공간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정중한 얘기'들이 대전 시립 미술관의 풍경이고 그것이 오늘날 관리 인원이 부족하고 예산 부족의 현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거기에 대한 해명이나 댓글도 없다. 생각의 차이 그것은 세상을 변하게 하는 작지만 커다란 이유다.

근래에 2010 대전 시립미술관 청년작가전 모집 요강을 보면 대전 시립미술관에서는 역량 있고 독창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를 발굴하여 작가의 미래적 성향과 작업의 질적 수준을 관찰 분석하여 한국미술문화를 새롭게 이끌어갈 작가를 공개 모집하고 인원은 다섯 명이고 미술 전 분야라고 해 놓고 회화, 공예,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 등 제한을 두었다.

뿐만 아니라 대전 충남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 45세미만이란다. 전통문화에 근거를 두고 현대에는 새로운 조형성으로 디자인과 광고 등에도 쓰이며 도전과 새로운 시도로 일반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는 서예나 문인화 혹은 동양화의 자리는 없는 것이다.

모필을 운용하는 방법적인 면들과 발묵의 효과 그림을 통한 정서적인 안정감 등 대학에서는 서예치료학이라는 분야까지 발달되어 있다. 이미 중국은 중의학을 통해 1970년대 후반부터 그러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어 있었다. 서구에서는 동양학 연구소를 설립하고 대체의학과 서구의 정신분석학과의 중의학 연구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것을 포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우려를 해 본다.

미술관을 찾는 많은 아이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미술관의 직원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러하지 않을 것이다. 저어한 상황은 어쩌다 그렇지 라고 치부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도 모르게 경직된 문화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를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누대를 이어온 전통의 계승은 우리가 사소하게 한 쪽으로 밀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면 가장 바탕이 되는 정서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립미술관에서 많은 수고도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적극적인 수용을 바랄 뿐이다./시인·갤러리 예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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