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한방의 국가성장동력 가능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기옥]한방의 국가성장동력 가능성

[사이언스칼럼]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한의학 박사

  • 승인 2010-05-03 23:00
  • 신문게재 2010-05-04 21면
  •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한의학 박사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한의학 박사
'2004년 매출액 35억 원에서 2009년 600억 원 돌파.' 국내 샴푸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한방 샴푸 '댕기머리'의 6년간 경영성적표다. 백화점에서 해외 명품 화장품 숍을 철수시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방화장품 '설화수' 신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08년 기준 단일 품목으로 5000억 원을 돌파하는 괴력을 보였다. 공통점은 역시 '한방'이라는 것이다.

▲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한의학 박사
▲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한의학 박사
사실 댕기머리나 설화수가 빅히트를 치기 전까지, 한방 기능성 제품 시장은 보잘 것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댕기머리나 설화수의 성공이 불모지 같던 한방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고 필자는 '마7기3'이라고 하고 싶다. 기술 개발이 30%정도이고 마케팅이 70%정도라는 뜻이다. 아주 우수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은 더 중요하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기술을 제품화해야 하고 이름을 지어야 하며, 매력적인 디자인과 적절한 광고 등이 필수 조건이다.

한방은 산업적으로 조금만 가공해도 성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댕기머리나 설화수가 고도의 한의학 기술이나 이론에 대한 연구의 성과물이 아닌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미 검증된 한의약의 다양한 효과들에 대해 제품화하고 산업화한 것이 성공한 것이라는 뜻이다.

산업화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서양의학의 방식을 뒤쫓을 필요는 없다. 서양의학에서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연구를 우리가 적은 예산으로 단 시간에 따라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의학의 '틈새시장'은 아직도 많다.

예를 들면 정기적으로 검사만 하지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 수두룩하며 간단하지만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환 등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되는 고질적인 질환들은 셀 수 없다.

건강상태인 인류가 20%에 불과하고 인류의 40%가 질병상태이며 나머지 40%가 '반건강상태'라는 WHO(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서 보듯, 인류는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의학은 병의 근원을 뿌리에서 찾는 특성 때문에 만성 질환에 강점이 있다. 또한 최근의 의학 트렌드인 예방의학이나 맞춤의학에도 적격이다. IT기술이나 BT기술, 그리고 현대의 치료 기법에 한의학 치료기술을 더하면 당연히 상승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 산업화 실용화 바람이 거세다. 출연연이 과학기술 분야 인프라 구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민경제와 산업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오픈랩'도 이런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다. 오픈랩은 실험장비도 없고, 연구실도 없는 한방산업 기반의 중소벤처기업들의 산업화를 도와주기 위한 조직이다. 연구원의 임무는 우선 원천기술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전염병 연구처럼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국가적인 어젠다 연구를 해서 국가가 봉착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가장 크다.

다만, 국가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응용연구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0여 년 간 한의사로서 일선 임상을 진행하며 안타까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제품화라는 '양념'만 쳐주게 되면 '대박 상품'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환경은 이미 조성돼 있다.

한방의 기능성을 이용한 메커니즘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의·식·주의 모든 분야에서 한의학적인 마인드로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 개발하고, 전통의학 관련 신소재를 개발하면 승산이 있다. 앞으로 '제2의 댕기머리', '제3의 설화수' 신화가 만들어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