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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마당]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

  • 승인 2010-05-03 23:00
  • 신문게재 2010-05-04 20면
  •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
최근에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6월 2일에 치러질 지방선거의 출마자나 가족들이 명함을 나눠주면서 한 표를 호소하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된다.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 주는 자는 최대한 밝고 맑은 목소리로 한 표를 부탁하며 명함을 주는 데, 받는 자는 마지못해 받고는 주머니에 구겨 넣거나 심한 경우 무참히 버리기도 한다.

▲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
▲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
일반 시민들이 선거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냉담해 보인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거 때가 되면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또는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굽신 거리다가 당선만 되면 눈과 귀를 닫는 모습에 실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선거기간 동안의 공약은 사라지고 당선자들은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에게만 베풀고 나눠가지는 행동에 유권자들은 상대적 박탈감도 느꼈을 것이다.

4년 전 유권자에게 선택받았던 당선자들 중에 지난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유권자들은 기억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당진군수의 구속 사태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뇌물수뢰, 직권남용, 입찰방해, 부동산 실명법 위반, 여권위조 등…. 2008년에는 시 승격을 위해 1만 명 위장전입을 주도해 벌금형을 받았고, 체육회를 통한 불법모금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전력도 있다. 해외 토픽감인 엽기적인 비리 행각을 보면 우리가 과연 2010년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도 든다.

그동안 단체장들의 독선과 비리, 의원들의 패거리 정치와 자리다툼, 교육계의 고질적인 부패와 인사비리 등의 기사를 보면서 시민들에게는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만이 남았다. 그러다 보니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열심히 일하는 더 많은 지자체장이나 의원들까지도 본의 아니게 매도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유권자들은 선거가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되고, 누구를 뽑아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수강생들에게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서 물어보니 거의 알고 있지 못하고 관심도 매우 낮았다. 뿐만 아니라 1인 8표제에 대해 설명을 해줄 때에는 어떻게 8표를 찍어야 하는지의문스럽다는 표정까지 엿볼 수 있었다. 선거의 의미와 투표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투표확인증을 가져오는 수강생에게 보너스 점수를 주겠다고까지 했다. 어찌 보면 학점에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학생들에게 선거 참여가 과제물로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수강생들에게 선거 공보물과 언론보도를 잘 보고 선택하기를 당부하고, 선택할 사람이나 정당이 없더라도 투표소에는 꼭 가서 무효표라도 만들고 오라고 당부를 전해야만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많은 내용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선거 슬로건이었다.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는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 바로 우리의 몫입니다' '공명선거로 신바람이 나는 지방자치시대를', 1998년 2회에서는 '기권하면, 원하지 않는 후보자가 당선될 수도 있습니다' '유권자의 투표참여는 우리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소중한 권리입니다', 2002년 3회에서는 '한국인! 우리만의 축제' '깨끗한 선거-한국인의 자존심입니다', 2006년 4회에서는 '작은 투표용지 한 장에 큰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였다.

이번 6월 2일 치러질 5회 지방선거에서는 '나와 가족을 위해 투표로 말하세요'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입니다'라는 문구다. 선거참여에 대한 슬로건 변천을 보면서 유권자들이 행사하는 한 표 한 표가 진정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되새겨진다. 이번 선거에 시민들이 꼭 참여해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축제로 승화 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냉정한 한 표가 행동으로 표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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