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현장에선 구제역 방역에 필요한 생석회가 턱없이 부족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주와 연기지역의 6000여 축산 농가에 방역용 생석회를 공급하는 축협 자재 창고에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50톤이 비축돼 있었지만, 같은 달 말 텅 비어버렸다. 이 축협은 방역을 위해 30톤을 추가고 공급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최소 2주는 걸려야 납품받을 수 있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도에서도 생석회를 주문했지만, 과립형이 없어 분말 1000포를 농협 중앙회에 요청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방역 장비 확보도 여의치 않다.
업체에선 물량 주문이 폭주하면서 24시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제 때 공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 공주에선 7곳의 방역 초소 설치를 계획했지만, 당시 완료된 것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는 도내 16개 시ㆍ군의 사정이 비슷해 상당수 지역에서 초소 설치가 늦춰지거나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방역을 최대한 강화해도 모자랄 판인데 방역 물품과 장비가 부족해 일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생석회 등 방역 물품과 장비가 제 때 공급되지 않아 방역 시기를 놓치면서 구제역이 확산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종돈은 3중, 종우는 2중 등 나름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갖춘 축산기술연구소까지 구제역이 뚫린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방역이 허술한 주변의 농가들에서 추가 발병할 가능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또 구제역은 잠복기가 2~14일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난달 20일 이후 돼지정액을 불출하거나 송아지를 분양한 농가, 출입한 사료차량 등이 많아 이를 통한 추가 발병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1일 충남 예산과 경기 연천, 충북 단양 등에서 수포 등 의심증상 신고가 줄을 잇는 등 구제역 추가 발생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선을 다해 방역하면서 농가들에게 방역 및 적극적인 신고를 홍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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