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일선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성금모금이 이뤄져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한테 까지도 반강제로 성금모금을 추진,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는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경쟁적으로 성금을 모금, 학생들 사이에서도 위화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2일 대전과 충남지역 일선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희생 장병들에 대한 성금모금이 상당수 학교별로 이뤄졌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자발적인 성금모금이 진행됐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반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1학년과 3학년 자녀를 둔 충남지역 A초등학교 학부모는 “아이가 집에 와서 학교에서 무조건 성금을 갖고 오라고 했다”라며 “1000원을 낸 학생에게는 스티커 1장을 주고, 2000원을 낸 학생에게는 스티커 2장을 나눠주는 성금 액수에 따라 차별 대우를 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나눠준 스티커는 학생들이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의 의미로 나눠주는 것이어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까지 조성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교 학부모는 “일부 학교장들의 의욕이 너무 앞서 반강제적으로 성금모금을 하다보니 교사들간에도 경쟁이 붙은 느낌”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일이지만 정치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공문이 내려와 직원들마다 직급별로 정해진 금액의 성금을 모금했다”라며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장 의지로 성금모금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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