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 특약추가 없인 보장안돼… 범위확대 등 개선 시급

'농업재해보험 들어놓으면 뭐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농어업재해보험에 대한 개선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 농사를 짓는 김모(42·논산)씨는 올 봄 이상저온 현상으로 피해를 입었다. 꽃이 피지 않거나 얼어죽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시름에 빠진 김씨는 그나마 농업재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온 등 냉해로 인한 피해는 보장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보험을 통한 피해 보상이 가능한 지 확인해보니 풍해 등으로 인한 피해만 보상이 가능했다”며 “냉해 등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언제 어떤 재해가 닥칠지 모르는데 각종 특약을 추가한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딸기 등 시설재배 농가도 보험을 통한 피해 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 보험 가입 대상 품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설 딸기는 오는 8월 시범 사업 기간 중에나 논산지역 딸기 농가들에 한해 우선 가입할 수 있다.

보험 시행 10년이 지나도록 가입 가능 품목 수가 적은데다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피해 보상에 필요한 종목을 추가로 가입하도록 돼 있어 농민들의 불만이 높다.

농작물 재해 보험은 지난 2001년 농작물재해 보험법 시행에 따라 태풍이나 우박 등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겨났다. 시범 사업을 거쳐 농민들의 요구가 많은 사과와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 떫은감 등 7개 품목이 가입 대상으로 운영돼 왔다. 이후 몇차례 보완을 거쳐 농작물 뿐만 아니라 가축 및 양식, 어업 등 농어업 전반에 보험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농어업재해 보험으로 확대됐다.

올해부터는 피해보상 범위도 태풍과 우박, 집중호우, 서리피해 등 4대 자연재해에서 병충해, 새나 멧돼지의 피해, 화재까지 범위를 늘어나고 가입 대상 품목도 늘어날 예정이지만 시범 사업 등을 통해 확대 판매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이근혁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사무처장은 “현재 사과와 배 등 7개 품목 외에 벼를 비롯한 18개 작물은 주산지별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어 비해당 지역 농민들은 보험혜택을 볼 수 없다”며 “보험 범위를 확대하고 농민들이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