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자랑하는 센트럴 파크처럼 대도시 한복판에서 대규모 공원이나 수목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비싼 땅값때문에 그 넓은 부지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지만 조성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대전시 서구 둔산대로 111(만년동 396)에 위치한 38만7000㎡(11만7000평)규모의 한밭수목원. 312억원이 투입돼 지난 2001년 조성에 착수한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와 과학공원의 녹지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속 인공수목원이다.
수목 1083종 21만 그루, 초화류 1087종 66만6000본 등 총 2170종 87만9000본을 보유하고 있다. 시립미술관 북측의 한밭수목원 서원(16만1000㎡)은 남문광장과 더불어 2005년 4월 개원했다. 감각정원,습지원,야생화원 등 15개 원(園)으로 꾸며놨다. 2009년 5월에 문을 연 평송수련원 북측의 동원은 목연원,약용식물원,암석원,유실수원 등 19개의 테마별 원(園)으로 구성됐다.온실 식물원은 올해 말 개관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지난해 이용객수는 88만 9000명.입장료는 무료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10월부터 5월까지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 보존과 청소년들에게 자연체험학습의 장, 시민들에게는 아름다운 꽃과 푸른 숲 등 도심속에서 푸르름을 만끽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밭수목원은 여느 수목원과 다른 점이 많다. 대부분 수목원은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한밭수목원은 도심 한복판에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집앞 산책하듯 편하게 찾을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넓은 자태를 뽐내는 수목원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 대전시민이 뽑은 최고의 명소
한밭수목원은 자연체험교육장이교육장이면서 녹색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허파다. 가정과 직장,일터에서 잠깐만 발길을 옮기면 나무와 식물,꽃들을 사시사철 접할 수 있는 곳, 확트인 하늘과 귓가를 스치는 바람, 자연의 공기를 흡입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한밭수목원이다. 도심속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끔 눈에 들어오는 빌딩들 이 있어 인식할 수 있다.
한밭수목원은 지난해 10월 대전시민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투표로 선정한 대전 최고 명소로 뽑혔다.
유모차 앞세운 가족과 연인들, 노부부들, 중년부부들, 우리네 이웃이 다모이는 곳.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의 쉼터,가까이 평안하게 즐길 수 있다. 계절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것도 수목원이다.
수목원에는 소풍나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잔디광장에서 싸 온 김밥을 먹으며 나무와 대화하는 새싹들의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그림그리기와 글짓기,현장학습 탐구하는 어린이들의 눈동자가 곳곳에서 빛난다.
지금 한밭수목원은 온통 꽃 잔치다.신록의 계절을 재촉하듯 나뭇마다 파릇한 내음을 발산한다.나무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과 꽃들의 향기에 화려한 봄날을 자랑한다. 조팝나무 꽃향기가 부른다. 활짝 핀 원색의 튤립은 화려함으로 관람객을 손짓한다. 수많은 꽃들이 제각각의 향기로 유혹한다.
#도심속 건강과 자연학습ㆍ휴식이 있는 곳
한밭수목원을 들어서면 넓은 하늘이 가슴에 안겨온다. 도심생활의 찌든 때가 날아갈 듯 하다.
서원에 조성된 습지와 동원의 연못주변에 이르면 느긋이 산책하는 마음이 생긴다.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도 만나게 된다. 딱새,왜가리,직발구리,오목눈이 등의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연못에선 잉어가 유유히 물가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한편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 수목원 전체가 수채화다. 꽃잎 떨어진 물위에는 아늑함이 자리한다.
도심속에서 또 다른 자연을 찾는 기쁨이랄까. 그 자연은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수목원내 화장실,매점,쉼터,분수,음수대,원두막,어린이놀이터,벽천,팔각정 등 편의시설도 잘 구비돼 있다.특히 동원 입구의 바닥분수는 아이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물장난에 신난다.어린이놀이터는 수목원의 탁트인 공간에서 그네와 시소를 타보려는 부모와 아이들로 북새통이다. 곳곳에 만들어진 흔들의자는 영화속 주인공을 그리워하는 데이트 청춘남녀들이 점령해 좀체 자리가 나지 않는다.
#수목원 주변은 레저문화 공간의 메카
. 수목원 뒤에는 갑천이 흐른다. 엑스포다리의 경관조명 야경은 장관이다. 라버댐으로 조성된 갑천호수에선 수상레저가 펼쳐진다. 수목원 뒤 엑스포다리를 건너면 한빛탑이 있는 엑스포과학공원을 더불어 감상할 수 있다
복잡하고 답답한 도심속에서 취미와 레저를 통해 원기를 충전하는 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수목원 주변에서 느낄 수 있다.
▲주변 가볼만 한 곳
대전문화예술의 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이응로미술관, 평송청소년문화센터가 옆에 있어 문화 향기를 쉽게 맡을 수 있다. 한밭수목원 뒤 엑스포다리의 야경은 형형색색 조명빛이 갑천에 반사돼 장관이다. 과학을 접할 수 있는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이 가까이 있다. 대덕특구내 각종 연구소도 둘러볼 수 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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