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욱 문화 교육팀 |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요구안이라 하니 그만큼 대학생들이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애절한 요구를 과연 정치권이 얼마나 크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에서는 아쉬움이 밀려 왔다. 누가 뭐래도 후보들은 표를 먹어야 산다. 아무래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투표하는 집단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생리다. 때문에 요구안도 좋지만 '낮은 투표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우선인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날 유권자 연대에 참여한 학교는 대부분 교내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국내 대학 내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던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상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해서는 2000명이라는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는 대학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겠다면서, 필요할 경우 연대를 통해서라도 설치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전에 부재자 투표소 설치에 대한 정보를 얻어 지금쯤 구체적인 연대계획과 설치장소 등에 대한 계획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요구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려 놓기만 한다면 후보자들이 제발로 찾아와 '요구사항이 무엇이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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