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희 문화·교육팀 |
고향인 아산을 비롯해 그의 발자취가 담긴 전남 여수, 경남 통영 등도 이순신 브랜드를 활용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예술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초 진행된 '서울 빛 축제' 동안 대전시립미술관 소장의 '프랙탈 거북선'(백남준 작)이 광화문 앞에서 화려한 위용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서울문화재단은 수억 원을 투자했지만, 거북선의 홍보 효과는 기대 이상을 낳았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거북선의 유명세가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거북선의 인기를 감당할 특별한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 거취조차 거론되지 못한 상태에서 거북선은 본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중에 지역의 한 연구원에서 거북선 장기임대를 지자체에 건의해 왔다. 5년 동안 연구원 광장에 별도 전시공간을 조성해 전시하겠다는 취지다. 거북선의 주인은 시민인 만큼 특정 공간에 전시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거북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했다는 데는 의미를 부여해야 마땅하다.
시는 6·2 지방 선거가 끝난 후 다양한 의견을 들어 거북선의 거취를 결정할 방침으로 올해 안에 해결점을 찾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올 연말 예고된 미술관 리모델링 기간에 거북선은 또다시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할 문제는 아님이 분명하다. 지역이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면 말이다. 대전을 위해 탄생한 프랙탈 거북선의 운명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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