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일부터 열리는 '이응노, 경계를 넘어-묵(墨)으로부터의 변주(變奏)'전은 몽돌, 페인팅, 판화, 릴리프(종이압착) 등을 활용한 작품들로 재료와 기법의 다양성에 초점을 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63점의 작품들은 고암의 작품 세계에 있어 매재적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1~2 전시장에서는 '몽돌'에 문자추상과 군상을 조각한 작품 16점이 소개된다. 몽돌은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돌로,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을 말한다. 물에 쓸리고 돌에 부딪혀 자연의 모습을 담은 몽돌에 고암은 문자추상과 군상을 새겨놓은 것이다.
미술관은 몽돌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스테인리스와 아크릴을 이용해 진열 상자를 별도로 제작, 벽면에 설치해 작품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3~4 전시장에서는 판화, 회화, 릴리프 등을 통한 창작품 50여점이 선보인다.
고암은 초기 전통산수에서 1950년대 반추상적 작업, 60년대 이후 추상기법, 80년대 군상까지 다양한 변화를 통해 작품 세계를 넓혔다. 이런 과정 속에 독특한 기법과 재료를 사용한 작품만을 골라 공개하는 것.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500여점의 소장품 중 40여점을 엄선했으며, 한미문화재단과 파리 고암아틀리에로부터 23점의 작품을 빌려왔다.
또 예산 수덕사 수덕여관 암각화의 문자추상을 탁본한 작품 2점을 함께 공개, 고암 이응노의 삶의 여정과 예술적 고뇌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더욱이 이번 전시는 전시장 개선공사 이후 첫 전시로 재개관의 의미도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개막일인 4일에는 축하행사로 '고암과의 대화 퍼포먼스'를 마련, 고암의 작품 세계를 음악·시·춤·영상으로 표현한다.
이어 6일에는 오후 2시부터 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박인경 명예관장이 '고암 이응노의 삶과 예술세계'를 주제로 특강을 갖는다.
조현영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의 전시가 고암 예술의 매재적 독창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전시는 작품의 기법과 재료의 다양성에 초점을 둔 전시”라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이 공개돼 고암 예술의 자유분방한 시도와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42)602-3280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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