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엉망진창 식습관 안타까우신가요?

  • 문화
  • 문화/출판

우리 아이의 엉망진창 식습관 안타까우신가요?

<도서관 사서들의 맛있는 책 읽기> ■ 아이의 식생활

  • 승인 2010-04-27 14:02
  • 신문게재 2010-04-28 12면
  • 송경 한밭도서관 사서송경 한밭도서관 사서
엄마인 내가 만들어준 아이의 식습관은 엉망이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떠 먹여주는 건 예사였고, 어렸을 적 간식을 자꾸 먹였던 경험(?), 식사 때면 남기지 않을 것을 강요한 일, 애원하기, 비위맞추기, 단 것으로 보상하기, 쫓아다니며 먹이기, 잔소리하기, 혼내기 등이 내가 한 일들이다. 그 많은 수고가 오히려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고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방해하였다.

큰아이가 성장해서는 용돈의 주 사용처가 액상과당이 든 음료인 걸 뻔히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묵인해오기도 했다. 액상과당은 밥 속에 있는 좋은 '당'인 탄수화물과는 달리 우리 몸에서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유난히 단맛을 찾고 편식이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는데, 편식의 대부분이 아이가 어렸을 적 엄마인 나의 강요로 억지로 먹였던 음식이다. 그 거부감이 아이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다가 표출되는 것인가? 씁쓸하게도 이 책을 읽고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소아청소년과 교수, 아동심리학자, 임상영양사, 한의사 등 학계의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식습관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분석해 놓았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마지막에 친절한 정리까지 덧붙여 놓았다.

주요 내용으로 1장 왜 아이들은 단맛에 열광할까(단맛), 2장 네오포비아 그리고 푸드 브리지(편식), 3장 우리 아이의 1인분을 찾아서(과식), 4장 밥상머리 전쟁, 끝내야 할 때(식습관 트러블)등 네 개의 챕터로 쉽게 서술되어 있다. 이외에 '상식의 재발견'과 '보너스 정보'란을 통해, 아이에게 채소를 먹일 수 있는 방법, 단맛의 강도가 높은 간식, 아이의 적정한 1인분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실과 부모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편식이 심한 아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음식 선호도를 바꿔줄 수 있는 '푸드브리지'를 소개하고 있다. '푸드브리지'란 싫어하는 재료를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서 접근시키는 방법이다. 1단계 시각적인 친숙감, 2단계 같은 재료를 다른 종류의 음식으로 내놓기, 3단계 다른 재료와 섞어서 주며 양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기, 4단계 다른 재료와 섞이지 않은 음식으로 주기 등의 단계를 거친다.

아이가 음식에 대해 네오포비아(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를 보이기 시작할 때, 부모가 그 음식을 어떻게 접하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 혹은 긍정적인 태도에 따라 아이의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으며 아이의 편식이 심해질 수도, 약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부끄러운 사실 하나는 모든 문제가 아이에게만 있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다. 이전의 나는 오롯이 아이에게서만 문제를 찾고자 했었다. 싫어하는 음식은 싫어서 안 먹는다지만, 새로운 음식은 먹어보지도 않고 왜 “안 먹어”를 외치는지, 변비가 있는 건가?, 기생충이 있는 건가?, 너무 피곤해서 인가?, 고민이 있나? 참 이유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정작 나 자신을 들여다보지는 못했었다. 아이의 어떠한 식습관도 부모의 긍정적인 태도로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평생 입맛이 되는 아이의 좋은 식습관을 기대한다면 무엇보다 얼마나 먹을지, 무엇을 먹을지의 아이에 대한 '존중'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처럼 '내 아이'의 식습관이 많이 안타까운 사람은 '아이의 식생활'이란 책을 통하여 아이가 음식에 대한 바람직한 기호를 가지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후배 맘들이여, 부디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천안시 쌍용3동 주민자치회, '용암지하도 재즈에 물들다'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