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단맛을 찾고 편식이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는데, 편식의 대부분이 아이가 어렸을 적 엄마인 나의 강요로 억지로 먹였던 음식이다. 그 거부감이 아이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다가 표출되는 것인가? 씁쓸하게도 이 책을 읽고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소아청소년과 교수, 아동심리학자, 임상영양사, 한의사 등 학계의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식습관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분석해 놓았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마지막에 친절한 정리까지 덧붙여 놓았다.
주요 내용으로 1장 왜 아이들은 단맛에 열광할까(단맛), 2장 네오포비아 그리고 푸드 브리지(편식), 3장 우리 아이의 1인분을 찾아서(과식), 4장 밥상머리 전쟁, 끝내야 할 때(식습관 트러블)등 네 개의 챕터로 쉽게 서술되어 있다. 이외에 '상식의 재발견'과 '보너스 정보'란을 통해, 아이에게 채소를 먹일 수 있는 방법, 단맛의 강도가 높은 간식, 아이의 적정한 1인분 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실과 부모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편식이 심한 아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음식 선호도를 바꿔줄 수 있는 '푸드브리지'를 소개하고 있다. '푸드브리지'란 싫어하는 재료를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서 접근시키는 방법이다. 1단계 시각적인 친숙감, 2단계 같은 재료를 다른 종류의 음식으로 내놓기, 3단계 다른 재료와 섞어서 주며 양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기, 4단계 다른 재료와 섞이지 않은 음식으로 주기 등의 단계를 거친다.
아이가 음식에 대해 네오포비아(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를 보이기 시작할 때, 부모가 그 음식을 어떻게 접하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 혹은 긍정적인 태도에 따라 아이의 자아존중감이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으며 아이의 편식이 심해질 수도, 약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부끄러운 사실 하나는 모든 문제가 아이에게만 있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다. 이전의 나는 오롯이 아이에게서만 문제를 찾고자 했었다. 싫어하는 음식은 싫어서 안 먹는다지만, 새로운 음식은 먹어보지도 않고 왜 “안 먹어”를 외치는지, 변비가 있는 건가?, 기생충이 있는 건가?, 너무 피곤해서 인가?, 고민이 있나? 참 이유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정작 나 자신을 들여다보지는 못했었다. 아이의 어떠한 식습관도 부모의 긍정적인 태도로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평생 입맛이 되는 아이의 좋은 식습관을 기대한다면 무엇보다 얼마나 먹을지, 무엇을 먹을지의 아이에 대한 '존중'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처럼 '내 아이'의 식습관이 많이 안타까운 사람은 '아이의 식생활'이란 책을 통하여 아이가 음식에 대한 바람직한 기호를 가지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후배 맘들이여, 부디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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