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道 민속문화의 해' 서천 한산면 동산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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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道 민속문화의 해' 서천 한산면 동산리를 가다

[르포]'道 민속문화의 해' 서천 한산면 동산리를 가다 도-민속박물관 체험행사 전국 11가족 33명 첫 참여

  • 승인 2010-04-25 15:40
  • 신문게재 2010-04-26 6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백제시대 적군과 용감히 싸우다 전사한 19명의 동자가 묻혀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서천 한산면 동산리 동자북 마을. 마을의 형세마저도 동자가 북을 치는 모습과 닮았다는 이곳은 전통방식 그대로 모시와 소곡주를 생산하는 충남의 대표 민속 마을 가운데 하나다.

주민 130여명이 전통의 소중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져 북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다. 그동안 북 칠 이가 없어 적막이 흐르던 이 마을에 오랜 만에 동자들의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 24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등 11가족 33명이 동자북 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올해 '충남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전통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충남도와 국립민속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체험행사 '가자 1박2일 충남민속마을로 떠나요'를 통해 이 마을을 찾았다.

올해 처음 시행된 이 체험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생전 처음으로 모시를 짜고 소곡주를 만드는 일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50~60년동안 한결같이 옛 방식 그대로 모시를 만들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입에 모시줄기가 닿자 이내 하얀 모시가 모습을 드러내는 광경을 신기해 하던 이들은 물에 불려 모은 모시를 실처럼 얇게 입으로 째는 과정을 따라했다. 수백번 반복하는 과정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이로 모시 한가닥, 한가닥을 잘라 가늘게 뽑아내는 과정이 새롭기만 했다.

또 이렇게 뽑은 모시를 충남무형문화재 제1호 나상덕 명인의 도움을 받아 베틀에 직접 넣어 짜보고 베틀에서 만들어진 모시를 가방이나 장식품으로 만들며 모시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손수 해낸 참가자들은 모시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학부모들도 소곡주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며 옛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했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시골 마을의 삶에 흠뻑 취했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은 마을 주민들의 배려로 주민들의 집에세 함께 하룻 밤을 지내는 색다른 기회를 맞아 사라져 가는 시골의 정취를 몸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충남도와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5월 29일부터 30일까지 논산 노성면 윤증고택에서 양반가의 생활을 체험하는 반가(班家)체험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가족은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홈페이지(www.kidsnfm.go.kr)로 접수하면 된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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