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와의 전쟁, 면밀한 점검이 그 시작입니다.”
23일 오전, 서부소방서 양철영(48) 소방경과 이종영(41) 소방장이 둔산동 모 고층건물로 출동했다.
▲ 서부소방서 양철영 소방경과 이종영 소방장이 둔산동 모 고층건물에 청정소화 약제 저장용기실에서 각시스 템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있다. |
양 소방경은 “고층 또는 대규모 사업장은 불이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가 있어 점검을 늦출 수가 없다”며 고층건물을 행선지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두 소방관은 인체에 해가 없고 친환경적인 소방 재료인 '나프스(NAFS)-3'가 저장돼 있는 청정소화약제 저장용기실부터 찾았다.
이곳은 화재 발생 시 센서가 자동 감지, 불이 난 지점으로 약재를 살포해 주는 화재 진압의 컨트롤 타워다. 이 곳에는 50㎏짜리 NAFS-3 26통이 보관돼 있다.
사업장 측 1일 점검표부터 꼼꼼히 훑기 시작한 이 소방장은 “주요 점검 포인트는 화재 발생을 감지하는 감지기와 약재를 뿌려주는 기동용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장치 이곳저곳을 재빠르게 매만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양 소방경이 오케이 사인을 내리자 그들은 펌프실로 자리를 옮겼다.
펌프실은 각층에 설치된 옥내소화전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한 치의 소홀함이 허락되지 않는 곳.
양 소방경은 “옥내소화전 꼭지 압력이 1.7~7㎏/㎠ 정도는 돼야 화재진압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펌프실에 설치된 펌프마다 수압이 제대로 나오는지 점검은 필수”며 연신 펌프를 돌려댔다.
1시간여 만에 점검을 마친 두 소방관은 사업장 방화 책임자에게 “신속한 대피를 위해 비상구에 물건 적치 등 행위를 수시로 점검해 달라”고 당부한 뒤 다음 점검 장소로 차를 몰았다.
대전시소방본부가 이달 초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일선 소방관들이 눈물겨운 화재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 소방의 목표는 최근 3년간 평균 화재 사망자 숫자인 9명을 8명으로 10%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각 사업장을 방문해 화재 예방 활동을 펼치는 것은 기본이다.
소방용수시설 확충, 노후 소방장비 보강 및 관리 강화, 고층건물 인명구조 대책 개선, 소방관 교육, 의용소방대 활성화 등 각종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과 진압훈련, 예방 점검 등으로 24시간 온 종일 눈코 뜰 새 없다.
하지만 시민의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앗아가는 화재를 예방하려면 소방관들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어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소방차 출동 전용차로제, 비상구 안전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김갑순 서부소방서장은 “화재 발생 시 5분 이내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반차량은 우측 피양을 생활화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신속한 대피에 필수적인 비상구에 각종 물건 등을 쌓아놓는 행위를 지양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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