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동안 샘솟은 온천과 눈꽃 같은 이팝나무, 그리고 맨발의 족욕장을 만날 수 있는 그 곳. 대전 유성에 가면 제일 먼저 6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자연온천수를 만날 수 있다.
유성지역 땅밑에서 온천수가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말그대로 용출수가 있었던 것으로 마을 주민들에게는 동네 우물처럼 친숙한 온천수였다.
또 날갯죽지를 다친 학이 유성에서 온천수에 몸을 적신 후 치유돼 날아갔다는 지명(地名)이 봉명(鳳鳴)동이라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지하철 유성 네거리에서 시작하는 온천거리. 온천거리를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는 각종 사우나와 숙박시설 60여 곳 어디서나 온천수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대전에서 가장 먼저 상업적 온천 대중탕으로 개발된 유성호텔, 처음으로 유성 주민이 직접 온천 수맥을 개발해 화제가 됐던 홍인장, 박정희 시대 군부 주요 요인들이 자주 찾았다는 대온장 등 놓치기 아쉬운 역사를 지닌 대중탕이 즐비하다.
이 밖에도 호텔 리베라, 레전드호텔, 스파피아호텔, 한진호텔, 경하장 등 온천수를 만날 수 있는 대중탕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수증기가 훅훅 올라오는 온천수에 몸을 담그기 전에 생각할 게 있다. 현재 전국에 수없이 널려 있는 온천과 달리 유성의 온천은 용출온도가 53℃에 이를 정도로 수온이 높은 편이다. 온천수 1000mg/ℓ에 미네랄과 무기질의 함량이 매우 높은 온천수다.
이때문인지 온천수를 사용해 퇴행성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재활치료는 유성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봉명동에 자리한 성세병원과 대전요양병원은 병원 내에 온천수 물리치료실을 마련하고 지난해부터 유성 온천수를 공급받아 관절염 등을 치료하고 있어 유성 온천수의 효능을 증명해주고 있다. 부모와 함께 하는 관광코스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6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난 유성 온천수로 사우나를 했다면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이팝나무 거리다.
온천거리 1km에 걸쳐 나란히 자란 이팝나무는 5월이 되면 하얀 이팝꽃을 피우고 바람이라도 불면 나무에서 눈꽃이 날리듯 장관을 연출한다.
또 유성을 감싸 흐르는 유성천과 반석천도 생태하천으로 변모한 만큼 개운한 기분에 상쾌한 공기를 쐴 수 있는 온천과 어울리는 볼거리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주변 가볼만한 곳
유성은 온천수 외에도 첨단 과학의 도시로 연구단지와 각종 박물관이 가까이 있어 찾아가기 편리하다. 인근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은 우주과학관 등 첨단 과학을 경험할 수 있고 국립과학관은 어린이들의 산 교육장이다. 엑스포공원내 놀이시설인 꿈돌이랜드에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대덕특구 내 화폐박물관과 한국지질박물관, 시민천문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 호기심을 지닌 아이들과 함께하기 알맞다. 근처 덕명동에 유성컨트리클럽과 대전현충원이 위치하며 노은동에 월드컵경기장과 대전어린이회관이 있다.계룡산 자락 수통골 유원지는 자연을 찾는 이들의 편안한 휴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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