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는 KAIST의 인도출신 박사과정 D 조교가 서남 아시아 국가 학부생 6명의 2009년도 2학기 시험 답안지를 고쳐준 것이다.
다행히 성적 입력과정에서 학교 측이 이를 적발했다고 하나, KAIST의 학사 운영관리가 부실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D조교는 해당 교수가 채점할 답안지를 놓고 학술회의에 간 틈을 타 연구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답안지를 고친 것으로 밝혀졌다.
D조교는 이번 말고도 그 전 학기에도 학부생 답안지를 고쳐준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학교 측은 이를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안팎에선 학부생들의 시험 답안지 관리를 담당 교수들이 허술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을 제기하고 나섰다. 답안지를 아무런 보안 장치 없이 방치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이래서 나오고 있다. 교수 연구실 출입문의 비밀 번호를 조교가 알고 있었던 것 자체도 문제라는 것이다. '나쁜 마음'을 갖고 있으면 성작 조작은 물론 다른 일까지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KAIST의 한 교수는 “서남표 총장이후 학교 안팎의 많은 개혁을 시도해 적지 않은 성과를 냈으나 정작 가장 기초가 되는 학부생의 시험 답안지 조작 사건이 나온 것은 커다란 오점으로 남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기 보다는 KAIST 학칙에 따라 징계를 줘야 전체 학생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교를 포함한 교직원들의 인성 교육 실시 등 성적 관리 시스템을 더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교직원들의 인성 교육 실시 보다는 '과학적인' 성적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학교 안팎에서 일고 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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