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난해 하반기 분양을 실시한 이주자택지도 미분양에 따른 추가분양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수정안이 추진될 경우 이주자택지 일부가 연구시설로 변경되는 등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시 수정 추진에 따라 이주자택지 분양권(딱지) 가격도 등락을 거듭했다. 세종시 건설 초기 2억원까지 호가했던 이주자택지 딱지값은 지난해 2000만원까지 급락한 뒤 올해 초 수정안 발표로 550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3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딱지값의 하락세는 지지부진한 세종시 처리문제의 영향이 크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금남면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올해 초 수정안 발표 이전에는 문의가 빗발치다가 지금은 거짓말처럼 문의전화는 물론 발길도 끊긴 지 오래다”며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는 있는 편이지만 현재 확정된 게 하나도 없다 보니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정 논란 여파로 연기·공주지역 땅값은 2년 연속 하락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개별공시지가 조사대상 324만7000필지의 1.3%인 4만3386필지를 표준지로 조사한 결과, 올 1월 1일 현재 도내 땅값이 작년보다 1.41% 상승한 반면 세종시 예정지인 연기와 공주지역은 작년보다 각각 0.99%, 0.07% 떨어졌다.
대전지역의 경우도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신규물량 분양이 연기되는 등 부동산 경기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우미건설은 오는 9월 서구 가수원동에 105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키로 했으나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건설 논란 장기화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사업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는 9월 유성구 학하동에 '오투그란데 미학2차' 아파트 6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던 제일건설도 내년으로 분양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광토건은 올해 하반기에 유성구 용산동에 156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올해 하반기 대전 중구 선화동에 472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려던 한신공영도 분양을 내년으로 미뤘다.
대전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물량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전세물량은 찾아볼 수 없고 현재 거래는 실종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며 “전체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세종시 수정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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