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이렇다할 반응이 없지만 학부모들은 본인의 성향에 따라 찬반 의견이 크게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명단 공개에 대해 교원노조 등은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사태 추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www.educho.com)를 통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자유교원조합, 대한민국교원조합 등 5개 교원단체 및 노조 소속 교원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전의 경우 전체 교원수 1만3118명 가운데 교총 6865명, 전교조 1195명, 한교조 21명, 대한교조 7명 등이 가입돼 있다. 충남은 전체 교원수 1만9298명 중 교총 1만1145명, 전교조 3582명, 자유교조 10명 등이 가입돼 있는 상황이다.
조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교원의 이름과 학교, 소속 단체 및 노조, 담당 과목 등이 학교별, 이름별로 분류돼 있다.
자녀의 학교 교사가 어느 단체에 가입돼 있는지 누구나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학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에 따라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48)씨는 “자녀의 담임교사가 전교조에 가입돼 있어 교과 수업은 고사하고 한창 민감할 시기에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B(53)씨도 “최근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이의 인격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 가입 교사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학보모들도 적지 않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C(41)씨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그릇되게 흘러가는 것을 지적하고 올바른 참교육 문화를 전파하려는 전교조의 활동을 지지한다”라며 “다만, 노조 가입은 개인의 신상문제인 만큼 명단 공개는 부적절하고 보호해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D(52)씨는 “전교조에 가입했다고 해서 이념적 성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우리 자식이 올바른 이념을 가진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교원노조와 학부모단체는 명단 공개 자체에 대해 엇갈린 논쟁을 벌이고 있다. 대다수 교사가 가입돼 있는 교총이나 전교조는 교원의 단체 활동은 개인정보로 공개 대상이 아닌데다가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교원단체의 자주적인 권리를 제약하고 교원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학부모단체는 아이들이 어떤 이념 성향을 가진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는지 알 권리가 있는 만큼 명단 공개는 적절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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