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기 대전전민고 교사 |
교장 공모제를 내년 3월부터 전국 초·중·고에서 전면 실시하여 학교장의 개방적 리더십을 통해 학교 발전과 교직사회를 활성화시키고 전문경영인에게 교장 자격을 주어 특성화, 혁신, 일반 학교까지 교장 공모제를 점차 확대 하려 한다고 한다.
공모제 전환에 따른 인사 불이익을 받을 교원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교육감의 인사권을 축소하는 동시에 교육 비리를 근절한다는 명목으로 전면적인 교장공모제, 또는 초빙제 위주로 교장을 뽑으려는 것 같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교육개혁대책회의에서는 교장 공모제 확대, 교육비리 근절 대책, 직선 교육감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에 대한 보고와 논의가 있었다 한다. 공모제는 현장의 여론수렴과 보완을 거쳐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무엇이 그리 급한가? 교육은 4대 강 토목공사도 아니고 단기간에 이익이 창출되는 기업목표도 아니다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교장 공모제는 학교현장에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각계 각층의 풍부한 여론수렴을 거쳐 실시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본다.
전번에 문제점으로 제기했던 교육자치법 개정으로 인한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교육경력 완화, 교육위원 비례대표제 도입에 이어 교장 공모제는 교육의 정치화를 우려한다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교직사회가 인기영합주의적 풍토로 흐를 가능성은 없는지? 교장 공모제를 통해 교육 비리를 뽑아낸다고 하는데 과연 그 비리는 도대체 얼마나 있는 것이며,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 교장을 공모해서 뽑기 위해 때가 되면 학연, 지연으로 조직력이 분산 되는 일은 없을지? 혹은 학교운영위원들의 생각과 기호에 일치 하는 사람들이 우선 교장으로 초빙되는 일은 없는지?
교장공모제가 실시되면 교육비리가 근절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정치판의 비리가 전이될 수도 있고 수업전문성 향상보다는 인기영합적 대외 활동과 공모 준비에 교단이 흔들릴 수도 있다. 현행 승진제도는 학생 지도에 교사들의 열정과 교직의 전문성 향상에 무한한 노력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자격도 없이, 있어도 구미에 맞는 사람만으로 골라 뽑아 쓰는 것이 과연 합당한 제도인가? 교육현장을 단단히 다지며 일생을 바쳐온 수많은 교원들이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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