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지옥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소년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지옥의 입구에서 만난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꾼 이솝이 안내자로 나선다. 지옥은 9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거기에는 탐욕과 분노를 비롯한 다양한 죄악을 저지른 인물들이 그 정도에 따라서 벌을 받고 있다. 소년은 지옥으로 떠난 모험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온다.
특히 이 책은 신곡을 현대적으로 살려내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 준다는 점인데, 저자는 공포 영화나 공상 과학 소설,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단테가 꼼꼼하게 표현한 지옥의 모습을 컴퓨터 영상을 보는 것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한다.
안내자로 나오는 이솝의 우화가 양념처럼 곁들여져 한층 감칠맛을 더한다. 새터/존 어가드 지음, 키타무라 사토시 그림, 노경실 옮김/88쪽/1만2000원.
□ 애지문학회의 네 번째 사화집
▲버거씨의 금연 캠페인=지혜사랑 제31권인 이 책은 강서완, 김연종, 박영, 양해열, 윤영숙, 임봄, 정해영, 최명률 등 총19명의 시인이 참여한 애지문학회의 네 번째 사화집이다.
시인들은 실존적 차원에서 저주받은 운명, 삶의 잔인성, 원초적 관능 등에 대해 도발적으로 다루는데 적나라한 표현과 풍자, 해학 등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비참함을 함께 노래하고 있다.
이번 사화집에 참여한 시인들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문학지 ‘애지’ 등을 통해 문단생활을 하게 된 총19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비교적 신예시인에 가까운 이들이지만 이들의 시적 수준은 신예 티가 전혀 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김연종의 ‘버거 씨의 금연캠페인’은 실존적 차원에서 퇴폐주의의 극치, 저주받은 운명에 맞닿아 있고, 김혁분의 ‘모기’는 실존적 차원에서 삶의 잔인성과 원초적인 관능이 도발적으로 결합돼 있다. 종려나무/김연종 외 지음/183쪽/8000원.
□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을 통해 배우는 ‘무소유의 삶’
▲무소유=최근 법정 스님이 입적하면서 새롭게 무소유에 대한 화두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법정 스님보다 더 가난하게 살았고 보다 앞서 무소유를 실천한 성철 스님 역시 무소유의 삶을 몸소 보여 준 인물 중 하나다.
이 책은 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떠난 성철 스님과 무소유의 화두를 던지고 그 향기를 널리 퍼뜨린 법정스님의 삶을 통해 무소유의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세이집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성철스님 역시 사람이란 물질에 탐닉하면 양심이 흐려진다. 철저한 무소유의 삶에서 때 묻지 않은 정신이 살아난다는 말로 무소유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법정 스님은 유언에서까지 우리에게 무소유의 가르침을 주고 떠났으며, 성철 스님은 불교에 속하면서도 불교의 교리만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타 종교와의 대화에도 힘썼다.
이 책을 통해 무소유의 화두를 던지고 몸소 실천한 두 스님의 가르침을 엿볼 수 있다. 휘닉스출판사/김세중 지음/176쪽/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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