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총괄
2.부동산경기 실종
3.각종사업 직격탄
4.기업유치 타격
5.위축되는 지역경제
6.각계 의견
1.총괄
정부 수정안 제출 한달째 불구 해결기미 안보여
부동산침체 장기화·각종개발사업 장기표류 우려
세종시 수정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세종시법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달 중 정치권의 본격적인 논의가 돼야 했었지만, 여권 내에서조차 결론을 짓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이라는 거대한 암초까지 만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여기에 6ㆍ2 지방선거라는 변수까지 겹쳐 선거 이전에는 세종시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충청권의 최대현안인 세종시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지역경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각종사업이 발목을 잡히는 등 충청경제는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본보는 세종시 수정논의 지연으로 파생되고 있는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각계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세종시 논의지연, 충청경제가 흔들린다’는 시리즈를 마련, 총 6회(총괄ㆍ부동산경기 실종ㆍ각종사업 직격탄ㆍ기업유치 타격ㆍ위축되는 지역경제ㆍ각계 의견)로 나눠 보도한다. <편집자 주>
▲ 15일 충청권의 최대현안인 세종시 처리가 지연되는 가운데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 사업부지의 건설현장은 말없이 건설공정이 이뤄지고 있다./지영철 기자 |
여권 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결성된 한나라당 중진협의체는 지난 15일 특별한 성과 없이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활동을 마감했다.
여당 내에서조차 수정 여부를 결론짓지 못하면서 “세종시 문제 처리가 6·2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중진들에게 넘겨진 세종시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 일부에선 수정안 당론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세종시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천안함 사태'로 어느 누구도 세종시 문제를 쉽게 꺼낼 수 없게 되면서 세종시 수정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세종시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충청권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곳곳에선 “세종시 문제로 되는 게 없다”며 자조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지역 부동산시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세종시 민간아파트 건설이 '올스톱' 됐는가하면, 인근 대전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봄을 맞았음에도 꽁꽁 얼어 붙은 채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LH는 세종시 민간 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대금 납부를 미루면서 미납금만 478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 이후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건설사들이 계약금과 1차 중도금만 납부한 채 중도금 납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민간아파트 분양시장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대전지역 민간아파트 분양이 연기되거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세종시 건설의 불투명성이 부동산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건설과 계룡 대실지구 택지개발사업 등도 세종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의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저렴한 가격의 원형지 공급 등을 약속하면서 도청신도시의 주택 및 교육시설, 산업, 상업, 체육시설 등의 분양에 세종시와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또, 17년간 끌어오다 지난해 사업이 재개된 계룡 대실지구 택지개발사업은 LH의 재정 악화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지연되면서 장기표류가 우려되고 있다.
녹색기술 산업클러스터로 조성될 유성구 신동·둔곡·대동지구 6.8㎢(200만평)개발사업도 '세종시'란 암초에 부딪혔다. 대전시는 대동(3.1k㎡), 신동(1.7k㎡), 둔곡지구(2k㎡)를 오는 2015년까지 재생에너지산업단지와 원자력 산업단지로 조성키로 하고 지난 2007년부터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부가 세종시 내 자족용지를 부지 50만㎡ 이상 수요자에게 3.3㎡당 36만~40만원에 원형지로 공급키로 하면서 토지분양이 멈춰섰다.
대전시가 중부권 물류 전초기지로 조성중인 남대전종합물류센터 택지개발사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대전도시공사가 지난해 하반기 남대전종합물류센터 물류시설용지에 대한 분양을 실시했으나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다.
남대전물류센터보다 세종시 자족용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될 것이라는 기업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분양을 꺼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시 논의가 늦어지면서 지역 분양시장은 물론 각종사업과 기업유치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대로 갈 경우 충청경제는 파탄에 빠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백운석·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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