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경영학박사 |
문화재단이 ‘예술창작지원센타’로서의 역할 외에도 ‘문화예술경영지원센타’와 ‘문화예술교육지원센타’로서의 역할이 문예진흥에 필요한 역할이라는 점이다. 문화예술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생산에 필요한 지원-매개시스템인 예술경영 그리고 수용자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지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곧 문화예술의 진흥이 ‘창작자-매개자-수용자’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을 때 균형있는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형-무형의 지역문화생산물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쌓여져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전문화아카이브센타’ 구축 계획도 세웠다.
대전문화재단의 영역과 관련하여서도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였다. 문화재단이 창립되었을 때 일부 예술인 중에는 문화재단의 영역을 예술재단으로 한정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곧 광의의 문화가 아닌 협의의 예술로만 규정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초예술장르가 문화의 가장 중요한 영역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재단을 예술재단으로만 규정지으려는 발상은 문화재단 설립 취지의 한 부분만을 바로보려는 시각이다. 문화에는 예술 외에도 ‘문화일반’으로 규정되는 다양한 영역이 있다. 이것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문화를 이루는 것이다. 예술과 문화일반이 상호 소통하여 균형을 이루 때 그 사회의 문화가 진흥되는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은 기초예술은 물론 문화일반까지 포함하는 지역문화예술의 진흥을 이루고자 한다.
그런데 지역문화예술의 진흥은 결코 문화재단 혼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바로 문화현장의 작업자인 예술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역문예진흥에 대한 예술인의 소통되는 인식이 요구된다. 누구나 나름대로 지역문화를 위한 생각은 소유하고 있지만, 그것이 상호 소통되지 않고 각자의 다름으로 존재할 때 집약된 문화진흥은 이루어질 수 없다. 소통과 화합 가운데 경쟁이 필요한 것이지, 나와 인식의 다름을 악의적 경쟁으로 몰고 가는 행위는 결코 지역문화진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한 예술인의 문화재단에 기대가 앞서 나아가는 면도 있다. 문화재단의 창립으로 지역문예진흥이 바로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다. 그 기대는 막대한 물적 지원의 요구로 나타났고, 단체 간 갈등에서 자신들의 손을 들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는 혁명이나 개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문화는 한 사회의 현상이다.
이는 사회적 동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 현상들은 점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문예진흥은 인위적인 지원보다는 생태적 구조를 갖게끔 점진적인 지원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동의와 화합 그리고 상호소통이 요구된다.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계에 그 어떤 지원을 한다하여도 문화예술계내의 동의, 화합, 상호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또한 문화예술인들의 주장이 일반 시민과 상호소통을 이루지 못하거나 동의를 얻지 못하면 그것 또한 예술인 이기주의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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