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엇갈리고 있다.
14일 금강유역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황소개구리는 1990년대 중반 농가소득용으로 미국, 일본 등지에서 들여온 육식성 외래종이다. 몸길이가 일반 개구리보다 2~3배 커 최대 40㎝에 달하고 체중도 0.9㎏가 넘는 것도 있어 물고기, 개구리는 물론 뱀 등 소형 파충류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댄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황소개구리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충청권의 대표적인 황소개구리 서식처인 충북 청주 무심천에서 확인된 개체수는 지난 2007년 195마리에서 2008년 25마리, 2009년 9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전국적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마찬가지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경우 2007년 211마리에서 2009년 19마리로, 나주 역시 2007년 353마리에서 지난해 105마리로 급감했다.
대전에서도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하천을 중심으로 과거에 쉽게 눈에 띄던 황소개구리가 이제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환경 운동가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개체수 감소는 학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추측이 있을 뿐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천적의 등장, 생태계 내 자연 조절, 근친 교배 등이 황소개구리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강환경청 안유환 자연환경과장은 “황소개구리가 처음 국내에 들어왔을 때에는 천적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천적이 생기면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너구리, 가물치가 (황소개구리)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 박사는 “동물들은 개체수가 과포화되면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하는 습성이 있다”며 “비둘기의 경우도 6.6㎡(2평) 남짓한 공간에서 12마리 이상 되면 알을 산란하면 스스로 알을 파괴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황소개구리도 그러한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또 “근친 교접을 할 경우 기형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황소개구리의 근친 교접으로 인한 도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황소개구리가 국내 유입 이후 기존 생태계가 먹이사슬 안에서 황소개구리에 적응해 개체수가 조절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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