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시장애인단체 총연합회장 |
사실 장애인의 날이 선포된 지 불과 30년 밖에 되지 않았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척박한 시대를 거치면서 상당 수준으로 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들의 피눈물 나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원인은 지방자치제도 20년이 지나도록 장애인을 위한 예산편성이 점점 가물어 가고, 장애인들의 욕구를 해소시켜주지 못하고 있어 장애인복지가 발전할 수 없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의 날은 더욱 쓸쓸하고 외롭다. 평소에는 장애인 시설이나 소외계층을 자주 방문하여 격려해 주는 분들이 지역유지와 기업가들이다. 그러나 선거법 때문에 윙크 한 번 잘못하다간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접근하지 않는다. 선거가 이웃마저 단절시키고 정마저 끊어 놓는꼴이 되고 있다. 소수의 장애인·노인·여성 등 소외계층에 있는 사람들을 마치 선거법위반 유발집단으로보는 시각이 몹시 불쾌하기 짝이 없다.
지금도 장애인들은 인권과 권리를 찾기 위해 장애와 경제적 고난을 극복하면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시끄럽지 않는 날이 없도록 투쟁한 과거 30년사를 회고해 보면 결코, 무심코 지나갈 수 없다. 지난 3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생존권을 빼앗겨 가며 열사도 탄생시켰고, 인권을 무시당한 장애인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끌어냈고, '장애인편의시설증진법' 제정과, 교육권 확보를 위해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개정에 앞장섰고 지금도'장애인연금법'제정을 위해 맞서 투쟁을 하고 있다.
30년 전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자. 장애자녀의 완전한 치료가 꿈인 줄 알면서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던 억척스러운 모성애, 장애인이라서 유치원은 엄두도 못 냈고, 심지어는 초등학교입학까지도 교문에서 쫓겨났던 시대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속에서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어린나이에 반은 죽어가며 뼈아프게 공부했던 학창시절 역시 장애인에게 기억을 잊어버리라고 할 순 없다. 그렇게 얼룩진 장애인이 이제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 서른 살이 되도록 살아 온 아픈 과거를 잊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장애인도 인간으로서 존중과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평등하게 살고 싶고, 그리고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차별 받지 않고 살고 싶은 욕망이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장애인은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장애를 입었으면서도 장애인은 사회로부터 시혜와 동정의 대상자로 너무 무시를 당하며 살아 왔다. 그동안 장애자녀를 둔 수많은 엄마들 노력과 장애인들의 피 땀 흘린 결과들은 세월 따라 얻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 투쟁의 결과이다. 이제 장애인에게 더 이상의 아픔으로 이어지는 세상이 되지 않도록, 꽃처럼 아름다운 장애인의 고통을 따뜻한 가슴으로 감싸주는 세상이 되기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