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웅 퓨리탄 장로교회 목사 |
6·25와 더불어 수많은 사회 혼란을 평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우들이 희생되었으며, 국가수호에 앞장설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체력을 길러준 곳이 상무관이다. 상무관은 태권도, 유도, 검도장으로 보다 강한 경찰을 길러 내는데 기여했다.
충남도청 내에 있는 상무관은 왜정시대의 건물 양식으로 높지 않는 평평한 지붕위에 통풍설계를 하고 도장은 약 400평의 건평과 넓은 돌계단의 출입구와 많은 유리창으로 인해 밝은 실내로 이루어졌으며, 복층의 넓고 높은 천정은 좋은 경관을 주고, 반들반들한 마루는 태권도와 검도장으로 그리고 튼튼한 매트는 유도장으로 사용하였다.
상무관이라고 명명한 사람은 누구인지? 6·25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잠시 대전 피난 시 충남도청을 행정부로 사용한 시기로 상무관(尙武관)의 힘 있는 붓글씨 간판은 독수리 훈련장으로 손색이 없다. 필자도 45년 전 이곳에서 검도를 하면서 땀 흘린 기억이 바로 어제인듯 다가온다. 당시만 해도 사회 혼란이 심했기 때문에 각종 강력범과 간첩을 색출 검거하는데 독수리 발톱처럼 강력한 무도경찰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간첩이란 단어조차 사라졌다. 과연 간첩은 없어서 그랬는지, 그 이전에는 반공을 국시로 삼고 독수리의 눈을 부릅뜨고 낚아 챘었는데!
왜 간첩은 소리 없이 사라졌는지 아니면 독수리가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는지, 마음에 자문해본다.
상무관에서 그토록 혹독한 땀을 흘리며 국가를 위해 젊음을 바친 사랑하는 경우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상무관을 바라보며 옛날 생각이 나서 지나가다 들어가 보았다. 필자는 옛 동료들이 땀에 젖은 도복을 입고 지칠 줄 모르며 연습하던 생각을 하면서 쓸쓸한 마음으로 상무관 계단을 내려왔다. 상무관이 왜 조용할까?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패기 있는 기합소리와 죽도의 부딪치는 소리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상무관을 나와 길을 가면서 너무도 아쉬운 마음을 달래지 못하였다.
그러나 상무관은 살아야 한다. 맹위를 떨치는 소리가 멈추어서는 안 된다. 독수리는 기세가 꺽일 수 없다. 적을 발견하면 맹공으로 낚아 채어야 한다. 어느날 경찰마크를 보았다. 날카로운 부리와 부릅뜬 눈이 있으며 활짝 핀 무궁화 꽃 이것이 경찰마크인데 독수리 목에 저울추가 있지 않은가.
저울추는 재판을 상징하는 마크인데 누가 독수리 목에 저울추를 달아 주었는지! 독수리는 목의 저울추로 인해 무거워서 고공비상을 못하고 있지 않는가. 독수리는 오직 독수리일 뿐이다. 독수리 목에 저울추는 있을 수 없다. 모든 범죄의 판단은 저울추를 가진 재판에서 할 일이다.
상무관은 강한 독수리를 훈련하는 도장으로 맹공에 실패가 없도록 해야 한다. 상무관은 아름답다. 그래서 상무관은 영원히 살아 있어야 한다. 활기차게 창공을 날며 내일의 밝은 치안이 되도록 한다. 독수리의 목에 저울추를 달아서는 안 된다. 독수리는 비둘기가 아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입간판을 생각해본다. 자원봉사는 일반 행정부서나 민원 조직단체에서 얼마든지 하고 있다. 독수리는 오직 독수리의 사명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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