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안]관평테크노동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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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안]관평테크노동을 아시나요

[기자수첩]임병안 시청팀

  • 승인 2010-04-13 18:25
  • 신문게재 2010-04-14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행정동 명칭을 무엇으로 하는 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행정동 명칭은 지명(地名)을 그대로 남겨두고 주민센터가 담당하는 행정적 지역의 명칭을 정하는 것에 불과하니 말이다.

▲ 임병안 시청팀
▲ 임병안 시청팀
더욱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지난 6개월 동안 많은 논란 끝에 합의한 이름이라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역사에 남고 대대로 사용될 행정동 명칭에 거리낌 없이 외래어를 포함해 짓겠다는 걸 보면 왠지 걱정이 앞선다. 동네 이름처럼 친숙히 사용하고 역사에 남으며 '관평테크노'처럼 외래어가 들어가는 것은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기 때문이다.

'테크노'는 국어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외래어이고 국가와 지자체는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 국어기본법은 더는 논란에 끼어들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하찮게 보던 '관평동', '구즉동', '탑립동'에 어떤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지는 결정을 앞두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300여 년 전 9개 성씨 부족의 사람들이 처음 정착해 '구족(九族)리'로 불렸다는 구즉동.

지역에 찰방(관청)이 있었고 이곳 관청에서 관리하는 넓은 들에 마을이 들어섰다는 의미를 담아 '관뜰'로 불렸던 관평동. 그리고 동네 어귀에 높게 솟은 돌탑이 있었고 그 석탑을 제단 삼아 지역주민들이 건강과 안녕을 기원해 탑립으로 불렸다는 탑립동의 역사적 의미는 과연 후세에 더 전해질 수 있을까?

뿌리없는 동명칭을 지어 덕을 볼 주민은 10년 내 집을 팔고 나갈 사람일 뿐 이곳에서 대대로 살아왔고 50년 후에도 남아있을 사람들에게는 부끄러움만 남게 될지 모른다는 향토사학자의 말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유성구의회가 오늘 임시회를 통해 '관평테크노동'의 행정동 명칭을 결정하게 된다. 이곳 주민들도 '관평테크노'에 모두 공감할 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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