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으로 ‘꽃’을 주제로 한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목련, 코스모스, 들꽃 등 꽃이 담긴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기존의 수묵산수에서 소재의 변화뿐만 아니라 채색도 가미했다.
사계절을 대표하는 꽃에서부터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름 모를 들꽃도 화폭에 담겼다. 가는 붓을 통해 세밀하게 그린 꽃들은 아름다운 자태는 물론 향기까지도 그대로 전해진다.
“꽃을 보고 있으면 마냥 행복합니다. 신사임당의 고매한 인품과 조선시대 이름 없는 작가의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대상으로 꽃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꽃의 힘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맑은 영혼의 희귀를 기대케 합니다.”
지역 미술대학 1세대로 전통 수묵산수를 고집하던 그가 스스로 변화를 주도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화도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재료의 다양화나 화법의 변화 등을 통해 세계무대에서도 한국화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는 거죠.”
화법에는 큰 변화가 있지만‘먹’을 바탕으로 한 한국화의 정신적 지조는 그대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정갈한 마음으로 먹을 갈죠. 먹은 모두 까맣다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먹빛은 다양한 색을 만들어 냅니다.”
그의 화폭엔 꽃 나무 전체가 아닌 줄기에 조롱조롱 달린 꽃송이 일부가 피어 있다. 감상자로 하여금 여백을 즐기라는 작가의 마음은 물론 한국화의 여백이 담겨 있는 까닭이다.
한편, 박홍순 작가는 공주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0회의 개인전과 400여회의 단체전에 출품했다. 현재는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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