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법정 스님의 ‘무소유’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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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법정 스님의 ‘무소유’ 속으로

  • 승인 2010-04-13 17:41
  • 신문게재 2010-04-14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조문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정 스님은 입적하기 전에 일체의 장례의식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관과 수의도 없이 승복을 입은 채 간소한 다비식을 해 달라고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한평생 실천해 온 ‘무소유’의 삶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곧은 수행자의 모습으로, 영혼을 깨우는 문장가로, 종교의 벽을 허문 관용으로, 법정 스님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책은 그를 떠나보내며 그의 삶을 회고하고, 그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책이다. 법정 스님은 인간이라는 작은 존재로 태어나 누구보다 넓고 큰 삶을 살았다. 그의 삶과 죽음은 자신의 이익에만 매달려 아옹다옹 살아가는 우리들의 작은 마음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출가하여 스승인 효봉 스님에게 구참 같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청년시절부터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호와진주/장혜민 지음/230쪽/1만1800원.
 
 소로스식 ‘이기는 사고’의 결정판
 ▲이기는 패러다임=이 책은 조지 소로스가 2009년 10월 닷새에 걸쳐 중부유럽대학교에서 강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투자의 귀재’ 소로스가 자신의 고향 부다페스트에 세운 학교의 학생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오류투성이의 불확실성 시대를 꿰뚫어보는 ‘사고의 틀’, 이를 바탕으로 ‘열린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이기는 패러다임’이었다.

 책의 1강과 2강에서는 ‘소로스식 이기는 사고’의 바탕인 오류성과 재귀성 개념을 설명하고, 이를 적용해 금융 시장과 현재의 금융 위기를 분석한다. 3강과 4강에서는 열린사회에 대한 소신을 밝힌 뒤, 시장 가치와 사회 가치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과 도덕성 문제를 다루며 정치권력에 대한 견해도 내놓는다.

 마지막 5강에서는 금융 시장을 역사의 산물로 파악하며 국제 정치와 경제의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한편, 날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시각을 덧붙였다.

 특히, 이 책은 팔순에 접어든 소로스가 평생의 경험과 지혜, 꿈을 아낌없이 털어놓은 ‘소로스식 인간 생태론’의 결정판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북돋움/조지소로스 지음, 이건 옮김/208쪽/1만3000원.
 
 순수한 동심의 상상력
 ▲욕심쟁이 항아리=1997년 태어난 이 책의 저자는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바이올린 켜는 것을 즐겨하는 어린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우연한 계기로 시를 쓰기 시작했고,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그동안 쓴 시에 그림을 얹어 이번 시집을 펴냈다.

 이 시집에는 어른들이 쓴 동시에서 맛볼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13살 시현지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를테면 이 책에 수록된 ‘라면의 모험’이라는 시에서는 ‘라면은/비닐봉지 택시를 타고/우리집으로 여행을 왔다/선반 위에서 잠시/집 구경을 한 뒤/뜨거운 목욕탕에서/반신욕을 한다/벌건 스프로 염색을 하고/오색 가루들로 치장을 한다/목욕이 끝나면 잘 차려입고/입속 나라 여행을 준비한다/이와 혀의 안마를 받은 후/롤러코스터를 타고/뱃속으로 내려간다’는 표현이 재미있다.

시적 발상에서부터 상상력을 전개시켜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상당히 치밀하고 재미있게 짜여 있다. 북인/시현지 지음/104쪽/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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