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이끈 저력... 세계적 대학과 '어깨'

IT강국 이끈 저력... 세계적 대학과 '어깨'

■ 한국과학기술원

  • 승인 2010-04-13 16:04
  • 신문게재 2010-04-21 28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KAIST(총장 서남표)는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와 대학평가기관 QS가 지난해 10월 8일 발표한 ‘2009년 세계대학평가’에서 공학·IT 분야 세계 21위라는 국내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종합평가 순위에서는 2008년 종합 95위에서 2009년 26단계를 올라선 69위를 차지한 KAIST는 미국의 명문대학들인 조지아공대(86위), 퍼듀대(87위), 텍사스대학(76위) 등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는 스웨덴 웁살라대학교(75위), 네델란드의 델프트공대(83위), 싱가포르의 난양공대(73위), 독일의 뮌헨대학교(98위) 등보다 앞선다.

KAIST는 2009년 3월 1일자로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를 병합해 통합 KAIST를 정식 출범시켰다. 그 결과 IT 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됐다.

▲공학자는 행동해야한다=1970년대 중반 귀국한 김충기 KAIST 특훈교수는 우리나라 반도체 개발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당시 한국에서 반도체를 실전으로 익힌 거의 유일한 공학자였던 그의 제자들은 실험실 청소와 부품을 사기 위해 청계천 상가를 누빈 것을 잊지 못해 한다. 그의 “공학자는 행동해야지 머리만 굴려서는 안된다”는 독특한 교육방식은 훗날 그의 제자들이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한 곳곳에 포진해 21세기 전자산업계를 이끌게 하는 초석이 됐다.

이러한 KAIST의 교육 풍토는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학사, 석사, 박사 등의 전 교육과정에서 공통과목과 상호인정과목 제공 등의 폭넓은 학문의 기초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며, 각종 대형연구과제의 참여를 장려해 경험적 공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 KAIST는 인류의 사고방식과 접근법을 바꿀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념이 창출되는 곳으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은 카이스트 연못 전경
▲ KAIST는 인류의 사고방식과 접근법을 바꿀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념이 창출되는 곳으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은 카이스트 연못 전경

또한 학부생까지도 창의적이고 직접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방식인 URP(Undergraduate Research Participation)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KAIST가 2006년부터 추진해온 학부과정 교육혁신 중 대표적인 것이 학부생 시스템 디자인 교육의 강화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내기디자인(Freshman Design)’ 과목은 2008년부터 1학년 학생의 기초필수과목으로 정해졌다. 사물을 낱개로 쪼개어 따져 보는 분석의 눈과 이것을 통합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통합적 사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를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다.

▲인류의 지속가능성 연구한다=KAIST는 현재 EEWS(Energy, Environment, Water, Sustainability), 즉 에너지, 환경, 물, 지속가능성에 대한 분야를 중점 연구 중이다.

WCU 사업 중 융복합 신규 학과 개설지원사업 유형으로 최종선정된 EEWS 사업은 공과대학 내 EEWS 대학원을 올해 설치했다.

현재 가을학기 첫 신입생을 선발중이다. 포스트 석유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관한 통합적 해결은 세계경제가 당면한 중대문제이다. 이를 위해 EEWS기획단을 만들고 그 안에 에너지리서치그룹을 만들었다. 이 과제는 5년간 정부로부터 해마다 100억원의 출연금을 받아 이뤄진다.

또한 ‘HRHR(High Risk, High Return·고위험 고수익)’ 연구는 KAIST 연구개발의 핵심을 이룬다. 실패위험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KAIST의 모든 교수와 대학원생들은 탁월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을 땐 언제든지 HRHR 연구비를 신청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도 전임·비전임 교수, 연구원, 학생에 제한이 없다.

온라인전기자동차(OLEV)와 모바일하버(Mobile Harbor), 로봇공학은 이런 정신이 깃들여져 있는 것이다.

▲ 과학위성 1호 개발 등 미래 개척=국내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 2, 3호의 개발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벅찬 감동과 과학한국의 자부심을 심어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1992년 8월 11일 발사된 우리별 1호를 통해 우리나라는 25번째로 인공위성 보유국이 됐다.1993년에는 우리별 2호를 발사했으며, 1999년에는 독자적 모델의 소형위성인 우리별 3호를 발사했다.

우리별 1, 2, 3호의 성공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독자적 위성개발의 탄탄한 기술을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KAIST는 2003년 9월 국내 최초의 천문우주과학용 위성인 과학위성 1호(일명 우리별 4호)를 발사했다. 이 위성은 지구관측용이나 지도제작 등이 목적이었던 종전의 위성과 달리 순수과학임무로 은하의 구조와 진화를 규명할 수 있는 원자외선 우주분광기와 극지방 오로라 관측을 위해 독자 개발한 우주물리기구를 탑재했다. 올해에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위성 2호를 태운 나로호가 다시 발사될 예정이다.

KAIST는 인류의 사고방식과 접근법을 바꿀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념이 창출되는 곳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이다. 선진이론과 파격적인 기술이 창출되는 곳, 학생들이 KAIST 고유의 교육과 경험 등을 통해 미래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양성되는 곳. 궁극적으로 대한민국과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KAIST의 존재목적이다./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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