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위험-기회의 두 얼굴... 정론직필 초심으로 돌아가자

위기는 위험-기회의 두 얼굴... 정론직필 초심으로 돌아가자

●신문인들의 다짐

  • 승인 2010-04-12 18:46
  • 신문게재 2010-04-13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당신은 지금, 세상을 읽고 있습니다’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가 정한 올해 신문의 날 표어이다. ‘당신은 지금, 세상을 읽고 있습니다’란 표어는 신문의 역할과 장점을 짧고 간결한 문구에 두루두루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문의 날’ 표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신문의 날을 맞아 해마다 공모한 표어의 당선작을 살펴보면, 언론이 억압받던 1960~70년대 신문의 날 표어는 ‘자유’, ‘독립’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1980~90년대는 ‘국제’, ‘경쟁’이란 단어가 많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신문의 위기를 반영하듯 ‘정보’, ‘미래’ 등 신문의 장점을 강조하는 단어가 표어 속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선정된 표어 역시 독자들에게 신문의 장점을 호소하고 있다. 신문 구독률의 현격한 저하에서 보듯이 독자들이 외면하게 되면 신문은 결국 고사할 수 밖에 없다. 신문, 특히 종이 신문의 위기를 올해의 표어가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활자 매체인 신문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상황이 아니다. 신문은 수 백년전 태동할 때부터 위기였고 앞으로도 위기일 것이다. 신문은 단순히 경제의 논리, 산업의 논리로만 설명될 수 없기 때문에 위기를 항상 내포하고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신문은 시민사회의 발전과 함께 독자의 사랑을 받고 커왔다. 오늘날 신문과 독자의 거리가 멀어졌다면 신문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신문이 정론 보도와 권력에 대한 감시 등 언론 본연의 길을 걸을 때 독자들은 다시 신문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독자를 탓하지 말고 신문이 변해야 한다. 독자들과 국민은 여전히 신문 없는 정부를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54회 신문의 날을 맞아 우리는 이 땅에 신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 정론직필로 독자의 사랑을 받는 신문으로, 독자와 함께 커가는 신문으로 거듭 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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