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니 수신 '썰물'

3월 1024조로 전월比 16조 2천억 감소 '역대최대' 가계대출 3개월만에 증가… 기업은 증가규모 축소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달 은행 수신이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하락 등으로 석달만에 증가로 돌아섰고 기업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말 은행수신 잔액은 1024조원으로 전월말보다 16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월중 감소폭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최대 수치다.

은행 수신은 1월 15조7000억원 늘고 2월 16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지난달 3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한은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하에 따른 정기예금 증가세 둔화와 CD·은행채의 감소세 지속, 법인세 납부에 따른 수시입출식 예금의 큰 폭 감소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예금은 4조원 증가해 1월(23조1000억원), 2월(14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수시입출식 예금과 CD는 각각 8조3000억원, 9조6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42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1000억원 증가했다.

MMF와 채권형펀드의 경우 정기예금금리 하락에 따른 상대적인 금리경쟁력 제고 등으로 법인자금이 유입되면서 각각 7조4000억원과 1조8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409조300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1조9000억원 늘면서 석달만에 증가했다. 대출금리 하락, 입주·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증가해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여타대출은 은행의 우량고객에 대한 신용대출 확대노력 등으로 3000억원 늘면서 증가로 돌아섰다.

기업대출 잔액은 514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000억원 늘면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우량기업의 자금수요 저조, 전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상환의 이연, 분기말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7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부채비율 관리 등으로 4000억원 늘면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한은은 광의통화(M2)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평잔 기준으로 지난달 8%대를 기록하면서 전월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입이 확대됐지만, 은행대출 등 민간신용의 증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