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연순 한국여성유권자 대전연맹회장 |
우리나라 지방선거에서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낮은 이유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첫째, 우리나라에서 정치는 남성들의 전유물 또는 특별한 여성만이 하는 것으로 여기는 가치관이 팽배해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운 정치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 지도층 여성들이 정당, 특히 지구당 활동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등한시하였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선거때가 되어 경쟁력있는 여성 후보자를 공천하려 해도 상대 정당의 남성 후보자와 경쟁할 만한 여성 후보자를 물색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일부서는 궁여지책으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춘 여성을 영입하여 입당시킨 후 공천하기도 했지만, 평소에는 정당과 담을 쌓고 있다가 낙하산 공천을 받아봤자 같은 지구당 여성당원들의 지지 조차도 받지못해 당선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셋째, 고위 여성 정치지도자들이 여성 정치인 육성을 소홀히 해 왔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데에 여성 국회의원들이 일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 입후보한 여성 후보자 중 대부분이 고위 여성 정치지도자가 아닌 남성 국회의원이 공천한 후보였다는 통계가 있다. 고위 여성 정치지도자는 여성 정치인 육성에 힘써야 할 사명을 소홀히 한 결과다.
지방선거에서 여성들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 첫째,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 이런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여성 공천 의무할당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시의적절 했다고 생각한다. 이 개정 선거법의 의무규정을 준수할 경우 여성 지방의원이 8~10% 정도 증가될 것으로 국회 입법조사처는 예상하고 있다. 둘째, 여성 후보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낮은 원인 중의 하나가 정치구조가 고비용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이는 길이다. 재정지원은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활용하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후보의 선거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장기적인 특별기금을 조성하여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셋째, 양성평등 정치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치와 관련한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가치관이나 태도는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성공한 여성정치인의 역할모델을 제공하는 등의 여성 리더십 교육, 남녀는 평등하다는 정치사회화 교육인 민주시민교육 등과 같은 교육을 통해 여성에 대한 정치 관련 가치관과 태도가 변화하는 것이다.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구호로만 외치지 말고, 진정으로 바라고 또한 그렇게 되도록 제도나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선거법 개정을 통해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하여 여성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기가 다소 유리하게 되었다. 또한 그동안 여성 정치인들이나 유권자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었을 것이므로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많은 여성 후보자들이 당선의 영광을 누렸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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