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훈]정치문화 성숙과 인재 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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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훈]정치문화 성숙과 인재 등용

[목요세평]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승인 2010-04-07 14:10
  • 신문게재 2010-04-08 20면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6월 지방 선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각 정당에서는 유능한 인물을 찾기 위해 많은 고심들을 하고 있다.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분주하게 명함을 돌리며 발품을 팔고 있다. 얼마 전 음식점에 있을 때 한 예비후보가 열심히 명함을 돌리며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저녁 식사를 권유했더니 선거법 위반이라며 거절을 했다. 그 순간 올바른 선거문화가 정착되어 가는구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뿌듯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향응을 베풀고 돈 봉투를 뿌리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지나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올바른 선거문화가 점점 정착되어 간다는 것은 국가의 품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불법선거의 판이 막을 내려간다는 것은 선진정치의 기틀이 완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올바른 선거문화의 틀이 완성되어야 유능한 인재를 얻을 수 있다. 그 틀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유능한 인물들이 정치일선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것은 바로 그 틀이 제대로 완성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그 틀을 바로 세우고 능력 있는 사람을 끊임없이 발굴해 내야 한다.

유비는 제갈량을 얻기 위해 그가 거쳐하는 누추한 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유명한 고사를 남겼다. 결국 유비는 제갈량이라는 인재를 얻었다. 비록 대국통일의 대업을 완성시키지는 못했지만 제갈량은 유비가 죽은 후에도 그의 아들을 위해 죽을 때까지 충성을 다했다.

주나라 문왕도 인재를 보는 안목이 탁월했다. 문왕이 지방을 순회할 때 나이 지긋한 여상이라는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문왕은 그와 대화를 나누며 그의 인물됨을 알게 되었다. 그가 바로 자신의 선왕 태공이 흠모하던 현자였다. 문왕은 그를 태공망이라고 칭하고 군사로 맞이했다. 태공은 훗날 많은 공을 세워 제후에 봉해졌다. 그가 바로 “세월을 낚는다”는 말과 “쏟아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태공이다.

전국시대의 정치가 소진이라는 인물은 여섯 나라가 세로로 연합(合從)하여 당시의 가장 강대국인 진나라에 맞서 싸우자는 이론을 펼쳤다. 결국 그의 이론은 받아들여져 진나라는 수십 년 동안 동방진출을 할 수 없었다. 이에 소진은 그 능력을 인정받아 연나라, 조나라, 한나라, 위나라, 제나라, 초나라 등 6국의 재상을 겸하게 되었다.

동시에 여섯 나라의 재상을 겸직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섯 나라의 왕들은 그의 인물됨만을 보고 과감하게 재상이라는 벼슬을 내렸다.

이는 유능한 인재의 등용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우리도 올바른 선거문화를 통해 인재를 발탁해 내야 한다. 요즘 대다수의 국민들은 인물난을 언급한다. 그렇지 않다. 우리 주위에 훌륭한 인물들은 매우 많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발탁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유능한 인물의 기준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능한 인물은 모든 일을 다 잘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라고 평가 기준을 삼고 있다. 세상에 그런 인물은 없다. 최첨단 사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정치인으로서의 판단 기준은 일의 추진 능력과 성실성에 있다. 그리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얼마나 봉사할 마음의 자세가 된 인물인가에 있다. 나아가 올바른 일을 위해서는 정당을 초월하여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에서 자신의 정당을 초월하여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늘 여야가 팽팽하게 대치하여 동일한 사안이라도 당리당략에 의해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을 보면 여야가 팽팽하게 대치하다가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과 나라를 위한 선진 정치의 틀이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국민들도 그러한 역할을 해줄 인물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한 역할을 해줄 인물은 더욱더 성숙한 정치문화 풍토를 통해서 발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정치풍토가 완성되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지방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모두 지역을 위해 성실하게 일할 수 인물이 누군가를 냉철하게 판단해보자. 자신의 판단이 지역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책임의식도 가져보자. 그러한 신념을 가진 시민들이 적극 동참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축제의 장으로 승화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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