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훔쳐보기]'청년작가 지원' 지역미술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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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훔쳐보기]'청년작가 지원' 지역미술의 희망

  • 승인 2010-04-06 14:09
  • 신문게재 2010-04-07 11면
  • 이수정 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이수정 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하늘과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즈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森 美術館)에서는 MAM Project라는 기획으로 최우람, Jules de Balincourt, Jun Nguyen-Hatsushiba, Tellervo Kalleinen&Oliver Kochta-Kalleinen 등 일본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신진 아티스트를 선정, 전시기회를 제공해왔다.

일본 도쿄에 위치해있지만 개관 당시 영국인 관장과 한국인 큐레이터를 두는 등 국제적인 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했던 만큼 모리 미술관에서 지원한 젊은 작가들은 도쿄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1981년 처음 개최된 이래 격년제로 개최되어왔고, 올해 제16회를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은 대한민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 외에도 성곡미술관, 리움, 부산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의 많은 미술관에서는 해당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의 청년 미술인구들에게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청년작가지원전을 개최한다.

대전시립미술관도 1999년 '전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김동유, 김해민, 복종순, 육태진, 이광훈, 이순구, 정광호, 최성원, 허구영 9명의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를 처음 열었다. 이후, 2006년 작가 5명을 선정하고 학예연구사와 작가가 각각 짝을 이루는 형태의 '청년작가지원전'으로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80여명의 작가를 소개해왔다. 현재는 연초에 포트폴리오 공모를 실시한 후, 참여작가를 선정하여 하반기에 전시를 개최한다. 만 45세 미만의 대전충남지역 거주 작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2010년 가을에 개최될 청년작가전을 위해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포트폴리오를 모집할 예정이다.)

지난 해 '10 Next Code'전에 참여했던 권인숙(2008년;괄호 안은 청년작가전 참여연도)은 마침 'Fragile'전 업무 협의를 위해 미술관을 방문했던 로랑 헤기 프랑스 생테티엔느 미술관장에게 발탁되어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3개국을 순회한 'Fragile'전에 초청되었으며, 여상희(2008년)와 윤지선(2006년)은 2009 인천여성비엔날레에, 박용선(2007)과 권영성(2008)은 광주시립미술관의 하정웅청년작가지원전 '빛'전에 각각 초대되는 등 여기저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작가에 대한 시립미술관의 지원은 전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2006년 실시한 '젊은 예술가를 위한 4주 특강-전시준비 A to Z'와 지난 해부터 대전창작센터에서 매월 1회 실시하고 있는 '아티스트 스터디'는 작가로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문제점들에 대한 해법을 선배 예술가나 전문가들의 강의와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포트폴리오 제작, 전시 기획서 및 공모신청서 작성 등에 대한 노하우를 듣는 한편, 같은 길을 걸어가는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직간접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러한 프로그램이 갖는 장점이다.

대전시립미술관 자료실과 대전창작센터의 지역청년작가 포트폴리오 아카이브도 지역청년작가의 자료를 관리하고 홍보하기 위한 공간이다.

시립미술관 자료실에서는 지역의 주요 청년작가들의 개인전 도록을 작가별로 파일박스에 넣어 보관하며, 대전창작센터에서도 이곳을 찾는 국내외 큐레이터들에게 지역미술인들을 알리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열람할 수 있도록 상시 비치해놓았다. 초기에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 작가도, 찾는 이도 많지 않았지만 점차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얼마 전 찾아간 모 미술관은 지역 내에 미술대학이 없어, 지역에 기반을 둔 미술가가 극히 적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타 지역에서 작품을 빌려와서 전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술에서도 국제화와 노마드, 젯셋족이 많고 국내외 교류가 활발하다지만, 계속해서 작품을 빌려오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자칫 상호간의 교류가 아니라 일방적인 '수입'에 지나지 않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역의 문화가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타 지역의 문화를 '소비'하는 데 그칠 수 있기기 때문이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어야 하듯' 문화도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될 때 흥미로운 사건이 되는 법 아닌가.

단순히 국공립미술관들이 해당 지역의 청년작가들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이 우리 미술의 현재이자 또한 미래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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