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전지역 대학에 등록된 외국인 유학생 수는 5094명으로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별로는 우송대와 충남대, 배재대가 각각 1000~1500명의 외국인 유학생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나머지 대학들은 수백 명 규모에 그치고 있다. 이들 대학은 국내 학생들의 국제화와 외국인유학생의 적응을 위해 해마다 1대1 결연이나 도우미, 홈스테이, 체험행사 등 다양한 프렌들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지역학생들이 해당 국가의 언어나 문화를 습득할 수 있고 외국인유학생들이 국내 생활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서로에게 좋은 기회로 인식되고 잇다.
충남대의 경우 올해 1학기 외국인유학생 도우미 50명 모집에 국내학생 99명과 외국인유학생 110명이 지원해 모집규모를 확대했고, 한남대도 올해 국제학생 도우미 40명 모집에 150여 명의 학생들이 지원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대 역시 버디 프로그램 56명 모집에 73명이 지원했다.
모집인원을 기준으로 볼 때 이들 프로그램의 참여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해당 학교의 전체 외국인유학생 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참여비율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각 대학의 프렌들리 프로그램이 이처럼 작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국내외 학생들의 수요와 무관치 않다.
대전시가 3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의 외국인 유학생 중에는 중국 유학생(77%)을 비롯한 아시아권 유학생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은 지난 5년 동안 국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해마다 1만 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학생들의 외국인유학생 선호 경향은 정 반대다. 대부분이 영어권을 선호하고 있으며, 중화권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부 대학에서는 중화권 유학생들에 대해 일방적인 반감을 갖거나 우월감을 갖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학 기숙사에서는 신청자에 한해 내외국 학생들이 함께 방을 쓸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재까지 신청자가 없는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들과의 프렌들리 보다는 자국 학생들끼리 몰려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사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영어권 유학생들은 대접하는 반면, 아시아권 유학생들은 오히려 '한 수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양국 학생들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제화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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