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돈]음주운전, 이제는 사라져야 할 공공의 적

[여론광장]김석돈 당진경찰서장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음주 교통사고로 2004년에는 875명이 사망하고 4만4522명이 부상을 당했으나, 2007년에는 991명이 사망하고 5만137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고(32명 사망, 17명 부상)가 30여 회,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501명 사망, 937명 부상)가 2번씩 발생하는 만큼의 인명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단속 현장에서는 음주 운전자의 위험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술에 취해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 혀가 꼬부라져 경찰관의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거나, 의자에 앉아서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연신 바닥으로 넘어져 조서도 받지 못하는 지경이면서도 운전을 하고 다닌다. 이런 경우 경찰은 '단속이 아니라 구호'를 했다는 심정이다. 음주 운전자는 물론 무고한 누군가의 또 다른 생명을….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고도 단속이나 사고를 모면하는 게 대단한 무용담인양 자랑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걸 알면서도 말리지 않거나 은근히 부추기는 사람도 없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음주 운전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중대범죄다.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교통사고 처리특례법'보다 중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 받는다. 본인뿐만 아니라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가정을 파탄시킬 수 있는 공공의 적이다. 술 취한 운전자가 한 명이라도 도로에 나온다면 대한민국의 도로는 안전할 수 없다.

운전자의 안전, 평화로운 가정, 밝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더 이상 음주운전은 안 된다.

음주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음주운전을 않겠다는 운전자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우선 되어야 한다.

또한 술자리에는 아예 차를 두고 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술에 취한 뒤 '정신 차려야지', '조심해야지', '천천히 가야지'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대리운전은 주차장까지 완벽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음주 운전자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사회의 엄격한 무관용의 대응도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

마침 경찰에서는 음주운전 금지를 위해 천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함께 참여하여 음주운전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강 다리와 백화점이 더 이상 붕괴되지 않기를 바라듯 음주 운전으로 인한 인재(人災)도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김석돈 당진경찰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