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조타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방향을 잃고 강한 조류에 의해 백령도 1마일 지점까지 떠내려가다 암초 등에 부딪혀 침몰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해군은 지난 29일 천안함 침몰당시 승조원들이 있었던 장소를 설명하며 “침몰 당시 후타실에 5명의 승조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후타실은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돼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는 배의 가장 후미 부분에 있다.
조타장치가 고장 나면 수동으로 배의 방향을 조종할 수도 있지만, 그 때는 비상상황이 된다. 이종걸 민주당의원이 밝힌 9시15분경으로 추정된다.
함장 출신의 한 해군 전역 장교는 “후타실은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승조원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그리 흔치가 않다”고 말했다.
취재기자는 실제로 지난해 해경 경비함 취역 행사때 해경 함장과 기관장으로부터 후타실에 직접 들어가 그 곳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 해경 기관장도 “후타실에는 배의 엔진과 연결된 스크루 등에 이물질 등이 끼이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들어가는 곳으로 시끄러운 엔진 소리 때문에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승조원들도 웬만해서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침몰직전 승조원 5명이 후타실에 있었던 이유는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의문점 중 하나였던 ‘천안함이 백령도 근해 1마일 까지 간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1200톤급 천안함은 26일 밤 백령도 근해에서 한미 합동 독수리훈련에 참가하고 있던 중 조타장치에 문제를 일으켜 방향 조절 능력을 잃은 채 백령도 1마일까지 떠내려갔을 수도 있다는 것.
게다가 천안함은 취역한지 21년이나 된 노후함정이고 승조원들이 후타실에서 고장 난 조타장치를 수리하는 동안 강한 조류에 떠밀려가다 암초 등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 충격으로 함미 부분이 갈라지면서 배안으로 물이 들어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나면서 침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생존자들이 화약 냄새를 맡지 못한 점, 폭발에 의해 화상을 입었거나 부유물이 불에 탄 흔적으로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이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노후 된 천안함의 조타장치 고장이 침몰의 원인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노컷뉴스 제공 / 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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