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나무 심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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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나무 심는 즐거움

[금요논단]이상길 산림청 차장

  • 승인 2010-04-01 14:21
  • 신문게재 2010-04-02 20면
  • 이상길 산림청 차장이상길 산림청 차장
4월로 접어들면서 매서웠던 추위도 한 걸음 물러나고 깊은 산속에 아직 쌓여있는 잔설만이 지난 겨울을 말해 주고 있다. 계절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 같다. 지리산 골의 산수유 꽃이 만개하였음을 방송매체가 이미 선점하였고, 가로수며 들판의 잡초까지 새순이 조금씩 돋아나는 것을 보면 봄의 문턱에 접어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이상길 산림청 차장
▲ 이상길 산림청 차장
도시와 산골 들이나 숲, 봄은 편견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도시의 일터와 집을 오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봄은 역시 설렘의 계절이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는 항상 휴식 같은 녹지대가 있다. 도시의 봄은 콘크리트 건물에서 보다 조금 먼저 이 조그만 녹지대에서 발견된다.

도시의 바로 이런 녹지대를 가로 질러 나 있는 길 아닌 길을 누구나 보았을 것이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종종걸음으로 화단을 가로 질러 가기도 하고, 직장인들이 출근 시간에 쫓겨 뛰어 가는 길이기도 하다. 어떤 곳은 아예 바닥에 콘크리트 벽돌을 깔아 길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는가 하면, 가로 질러 가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출입금지 푯말을 세워 놓은 곳도 있다. 우리 도시의 자화상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도시에는 숲이 부족하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도시민들의 생활주변에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녹색공간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도시숲 면적은 1인당 평균 7㎡로서 런던 27㎡, 뉴욕 23㎡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도시의 조그마한 푸른 공간이라도 보호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한그루의 나무라도 보호하여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주택단지나 공원을 설계할 때 사람들이 편리하게 길을 이용하도록 우선적으로 고려하겠지만, 조금 돌아가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아울러 기왕에 훼손된 공간을 복구할 때에는 크고 작은 꽃나무, 유실수를 많이 심어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도시 자연생태계도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2월 하순부터 4월까지를 나무심기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 2만 1000ha에 3600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특히 이중 6000ha에 백합나무와 같이 탄소흡수 능력이 좋고 빨리 자라는 속성수를 심을 계획이다. 또한 낙엽송, 편백 등 목재용으로 적합한 나무와 특용수, 유실수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나무심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나무를 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고, 지역마다 나무시장을 개설하여 손쉽게 원하는 나무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나무심기를 직접 체험해 보거나 묘목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행사도 곁들이고 있어, 관심을 가지면 나무심기의 소박한 즐거움을 언제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일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이요, 10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이요, 100년의 계획은 인재를 키우는 것” 이라고 했다. 나무를 심는 일이야 말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는, 실로 인재를 키우는데 버금가는 100년의 계획이 아닐 수 없다. 금년 나무심기 철에는 국민 모두가 한 그루의 나무라도 심어 푸른 생명을 가꾸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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