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영농 준비에 나선 벼 재배 농가들은 이날 내린 비를 반겼다. 저수지에 농업용수로 활용할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문경(55,부여)씨는 “벼농사는 봄철 용수확보가 중요한데 지난 겨울부터 눈이나 비가 많이 내려 저수지 등에 물이 가득하다”며 “올해는 물 걱정없이 농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도내 90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92%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0% 포인트가량 높다. 청양이 66%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금산이 저수율 100%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 저수지 저수율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많다. 여기에다 댐 저수량도 풍족해 올 봄 농업용수는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봄철 산불을 우려하던 소방당국도 비가 고마웠다. 산림을 촉촉하게 적셔줘 산불 발생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3월과 4월이면 산불 발생이 잦아 긴장을 늦추지 못했지만 올해는 산림이 건조하지 않아 걱정도 줄었다.
도 관계자는 “최근 10년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를 살펴보면 3~4월에 피해가 집중됐는데 올해는 눈, 비가 많이 내려 산불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기와 오이, 수박 등 시설 재배 농가들은 치명타를 입었다.
이미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3월 말과 4월 초 기간동안이라도 평년 수준의 봄 날씨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으면서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재정(48, 논산)씨는 “3월 말과 4월 초가 딸기 생육에 있어 중요한 시기였는데 또다시 비가 내리고 일조량이 없어 생산량이 크게 낮아질 것 같다”며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인 만큼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 대책을 수립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일조량 부족 등으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일조량 부족도 자연재해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시설채소 등의 피해를 조사해 재해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잦은 비 등으로 대전의 벚꽃 개화는 지난해보다 1주일 늦은 오는 6일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대전은 지난해(3월30일)보다 7일 늦은 6일께 벚꽃이 피기 시작해 13일께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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